국립현대미술관 “진품 맞다”vs명지대 최명윤교수 “위작이다”

▲ 위작시비에 휘말린 이중섭 작 <물고기와 아이들>
【서귀포남제주신문】천재화가 이중섭 작품이 또다시 위작시비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최근 미술계의 잇따른 위작시비가 자칫 고질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옥션에서 이중섭 작품의 위작논란으로 검찰수사까지 진행된 바 있고,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미술 100년’전에 전시된 ‘부부’에 대한 위작 지적에 이어, 이번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덕수궁미술관에서 기획전시하고 있는 ‘근대의 꿈-아이들의 초상’전에 소개되고 있는 1950년대 유화작품 ‘물고기와 아이들’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위작 논란은 이번 전시회 준비과정에서 감정단으로 참여한 명지대 문화재보존관리학과 최명윤 교수의 문제제기에서 비롯됐다.

최 교수는 전시준비기간에 미술관측에 이 작품의 위작이라는 의견과 함께 증거자료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976년 한국근대미술연구소가 발행한 '이중섭 화집'에 들어있는 진짜 그림에 비해 골필로 깊이 눌러 판 무색선이 드러나지 않고 그림 속 물고기를 그린 선의  형태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기획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혜경 학예연구사는 서귀포남제주신문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미술관의 공식적입 입장은 이 작품이 진품이라는 판단이다. 전시준비과정에서 4명의 전문가에게 엄정한 검증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최명윤 교수의 문제제기가 있어 추가로 3명의 전문가에게 재차 검증한 결과 모두 진품이라는 입장을 밝혀 예정대로 전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골필의 깊이를 문제 삼은 최교수의 주장에 대해선 “처음부터 최교수의 문제제기는 1976년과 2000년 출판물에 실린 도록사진의 차이졈이었다며 “출판물 전문가들에게 추가로 검증한 결과, 도록이 아닌 실물을 보면 골필도 분명히 드러나 촬영 때의 각도나 광선, 인쇄상태 때문에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기혜경 학예연구사는 또 “이 작품은 지난해 5월~8월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렸던 '이중섭 드로잉전'에도 출품돼 당시에도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등 전시경력도 확실한 작품”이라고 논란을 일축하고 “만약 이 작품의 소유자인 개인소장가가 작품의 진위여부를 공개적으로 확인요청할 경우, 전문가들로 감정단을 구성해 투명한 검증절차를 다시 거치겠다는 것이 미술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미술 100년’전에 전시된 이중섭의 ‘부부’에 대한 진위논란도 결론없이 유야무야됐고, 이번에 문제가 된 ‘물고기와 아이들’도 위작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1년부터 논란이 시작된 작품임에도 공식적인 감정이 이뤄지지 않아 논란의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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