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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유진씨가 거주했던 서귀포시 대포동 한 고급빌라.

[현장] 서귀포 고급빌라 찾아가보니 오래된 우편물만...주민들 "신분 과시 느낌 받았다"

[특별취재팀 = 김봉현, 김정호, 이동건 기자] 국정개입은 물론 미르, K스포츠 재단 설립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는 고영태·차은택씨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에게 소개해줬다는 조카 장유진(38·장시호로 개명)씨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때 장씨가 거주했던 서귀포시 대포동의 고급빌라를 확인하고, 28일 직접 현장을 찾았다.   

장씨가 4억8000만원에 매입한 빌라는 크기가 60평에 달하며,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16세대 규모의 이 고급 빌라 1층에 거주한 장씨는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자녀를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는 바다를 향해 큰 유리창이 나 있었다. 유리창은 윈도틴팅(선팅)돼 내부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창문 끝으로 문이 열려있는 드럼세탁기가 간신히 보일 뿐이었다. 

해당 빌라 우편함에 쌓인 우편물에서 장씨가 거주했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장씨 등 이름으로 쌓여있는 우편물은 최근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음을 짐작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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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시호'란 이름으로 도착한 불법 주정차 과태료 독촉장.
어떤 우편물은 '장시호'란 이름으로, 또 다른 우편물은 '장유진'이란 이름으로 발송됐다. 제3의 이름으로 발송된 우편물도 있었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 독촉장도 있었다. 누군가 확인한 듯 접착부분이 뜯어진 상태였다. 

지난 1월8일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한 상가 건물 앞에서 주·정차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됐지만, 제때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9월3일자로 남양주시장 명의 독촉장이 발송됐고, 납부기한은 9월 28일까지였다. 

빌라 관리인은 장씨를 본지 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빌라 자체가 별장처럼 사용된다. 소유자 대부분이 매일 거주하기 보다는 한 달에 몇차례, 1년에 몇 차례 방문하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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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유진' 이름으로 도착한 우편물.
인근 주민과 부동산 중개인 등 증언에 따르면 장씨는 약 1년 전부터 해당 빌라 매각을 시도했다. 

장씨는 중개인에게 전화로 “5억원에 매물로 내 놓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중개인에게 찾아온 사람은 장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몇몇 중개인들이 매매 중개를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장씨가 연락처를 바꾼 상태여서 더이상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제주에 생활하며 이 빌라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거리에 사무실을 차리고, 제3자 명의로 회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실은 현재 장씨와는 관련없는 제3의 업체가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무실을 썼던 장씨의 업체는 이미 작년에 폐업했다. 

한 주민은 최근에 장씨를 본적 있느냐는 물음에 “오래됐다”고 했다. 

이어 “장씨가 사무실 등을 계약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몇 번 대화를 나눈 적 있는데, 일반 서민들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씨와 장씨 부모를 만난 적이 있다는 또 다른 주민은 이들이 신분을 과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A씨는 "명품 등으로 치장한 그들(장씨 가족)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욕설을 하는 모습을 몇차례 본 적 있다. 그때 '저사람들은 도대체 뭘하는 사람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신분을 과시하는 듯한 행동을 자주 보였다"고 했다.  

장씨는 이모인 최순실씨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CF감독 차은택씨를 연결해준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장씨는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씨의 딸로, 지난 1997년 대통령배 전국승마대회 마장마술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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