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굿 촬영 기록 정리할 ‘제주굿 시리즈’ 첫 번째 출판물 <동복마을본향당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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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 김기삼.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문화의 원형으로 손꼽히는 제주굿을 보다 넓고 깊게 정리한 사진집이 나온다. 30년간 제주굿을 카메라에 담아온 사진작가 김기삼 씨의 ‘제주굿 시리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동복마을본향당굿>(도서출판 각)에는 100컷에 달하는 사진과 24쪽 분량의 본향당굿을 설명하는 글이 담겨 있다. 

본향당굿을 준비하는 모습을 시작으로 당굿제차를 순서대로 보여준다. 해가 뜨지 않아 어두운 새벽 본향당에서 궤문을 여는 모습부터, 하얀 눈이 쌓인 대신맞이 제상, 본향듦을 하는 심방의 역동적인 모습 등이 담겼다. 사진마다 캡션이 달려있어 본향당굿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김 씨는 지난 30여 년간 제주굿 현장을 뛰어다녔다. 진득한 장인정신과 우직한 기다림 속에 단련된 감각으로 그는 굿판의 절묘한 장면들을 잡아낸다. 오랜 시간 천착해 온 덕에 굿판을 제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들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제주굿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도서출판 각은 “본향당신앙이란 자신이 나고 자라게 해준 마을의 본향당신, 토주관에 대한 신앙을 말한다. 무속신앙의 의례인 당굿에서 당과 당신, 당신본풀이는 단골에게 종교, 철학, 윤리와 문학 형태의 양상으로 드러난다. 또한, 사회-경제뿐만 아니라 단골의 삶과 가치지향에 영향을 준다”며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본향당신앙을 입체적으로 증명해 주는 본향당굿이 행해지는 횟수와 단골의 수는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구좌읍 지역에서는 신년관세제에 본향당에서 본향당신에 대한 의례를 갖추어 하는 본향당굿을 종종 볼 수 있다”고 소개한다.

1956년 구좌읍 평대리에서 태어난 김기삼은 1970~80년대 제주의 굿과 아시아 샤머니즘에 천착한 김수남의 대를 잇는 사진작가로 손꼽힌다. 제주도의회 사진 담당 직원으로 20년 넘게 활동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겸 (사)제주섬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달 보멍 하영 울었주>,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 <사진으로 보는 4․3진상규명운동> 등이 있다. 사진집의 글은 제주대 대학원에서 한국학협동과정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김승연 씨가 작성했다. 김 씨는 <제주도 송당마을 본향당의 굿과 단골신앙 연구>라는 논문과 저서 <고순안 심방 본풀이>(공저)를 펴내는 등 제주굿에 대해 깊이 연구 중인 학자다.

출판기념회는 4일 오후 7시 제주시 삼도2동 주민센터 옆에 위치한 각 북카페서 열린다.

문의: 도서출판 각 064-725-4410
도서출판 각, 151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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