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14일 란딩-겐팅 주식 매매 공시...란딩 '지배권 확보', 겐팅 '일본 진출 검토'

A지구(0912)1.jpg
▲ 제주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A지구 공사 현장.
2조2649억원이 투자되는 제주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이 변곡점을 맞게 됐다.

신화역사공원 리조트월드 개발사업은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의 합작법인인 람정제주개발이 2018년까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대 A·R·H지구(251만8000㎡)에 2조4000여억원을 투입해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부지는 서광리 산 35의 7 일원의 곶자왈 지대다.

복합리조트에 동·서양의 신화와 역사 및 문화를 핵심 테마로 한 테마파크를 비롯해 오리엔탈 및 유러피언 테마스트리트, 관광호텔, 컨벤션센터, 휴양리조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란딩과 겐팅이 합작한 ‘리조트 월드 제주’(Resort World Jeju)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외국인카지노를 계획하고 있다.

란딩그룹은 전문 부동산개발회사, 겐팅은 테마파크와 카지노 전문기업이다. 성격이 다른 이 두개의 기업이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람정제주개발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운 것은 신화역사공원이 대규모 숙박업과 카지노를 겨냥했다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했다. 

특히 란딩과 겐팅은 지난해 1월 제주 하얏트호텔 카지노(구 벨루가 오션)를 1200억원대에 인수, '겐팅 제주' 카지노를 출범시켰다. 겐팅의 카지노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려는 전략이었다. 아울러 제주도가 신규 카지노 허가를 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카지노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처럼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사업은 초반 훈풍이 불 듯 순항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란딩과 겐팅 사이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겐팅-란딩.jpg
▲ 하얏트호텔 카지노가 지난해 1월 '겐팅카지노'(위)에서 11월 '란딩카지노'(아래)로 변모한 모습.
란딩그룹과 홍콩 겐팅 그룹이 공동 투자한 겐팅 제주 카지노가 출범 10개월도 안돼 겐팅이 발을 뺐다. 란딩그룹은 홍콩 겐팅으로부터 1000억원에 지분을 인수한 후 '란딩카지노'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로부터 또 1년이 지난 올해 11월11일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는 동시에 람정제주개발주식회사 지분 50%를 매매했다고 공시했다.

란딩그룹이 미화 4억2000만 달러에 지분 50%를 소유한 겐팅 싱가포르로부터 매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은 홍콩 란딩그룹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란딩그룹은 공시에서 "란딩 이사회는 우리 그룹이 제주 신화역사공원 프로젝트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과 지배권을 갖는 것이 사업 비전을 성취해 나가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의 발전에 대한 융통성을 향상시키고, 본사의 존재감과 영업권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란딩 제주의 50% 지분을 갖고 있는 겐팅 싱가포르가 지분 인수에 동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겐팅은 본사와 시장 포커스가 다르다고 판단했고, 자신의 브랜드를 재설정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설 개발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화역사공원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그동안 둘 사이에 간극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한 것이다.

겐팅 싱가포르는 신화역사공원 지분 매각 이유로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건전한 운영과 일본 투자계획을 밝혔다.

겐팅은 "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제주람정개발 지분을 매각했다"며 "또한 일본에서 복합리조트촉진법의 통과를 앞두고 일본 투자를 주시하고 있다"고 매각이유를 설명했다.

신화역사공원 개발사업에 현재 직접 투자(FDI)한 금액은 7억6100만달러로, 한화로 8600억원 상당이다. 란딩과 겐팅이 각각 43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겐팅은 람정제주개발의 주식 50%를 란딩에 4억2000만달러(약 4912억원)에 팔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손해는 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란딩과 겐팅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갈라선 것으로 보인다.

란딩 입장에서는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의 주도권과 지배권을 갖고 추진할 수 있게 됐고, 겐팅은 지분 매각을 통해 본사 재정을 튼튼히 하고, 일본 투자를 노리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 개발업체가 카지노와 테마파크 경험이 없이 단독으로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람정제주개발은 “람정제주개발의 현 경영진은 호텔, 레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들로서 앞으로도 제주신화월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람정제주개발은 “제주신화월드 사업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내년 4분기부터 단계적으로 개장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