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제주신문 편집국장 겸 수필작가 김경호, 단평집 <현자는...> 발간

전 언론인이자 현재 문인으로 활동하는 김경호(80) 씨가 옛 글을 한 데 모은 첫 번째 단평집 <현자는 물러날 때를 안다>(성민출판)을 최근 펴냈다.

김 씨는 1964년 제주신문 공채 1기로 입사해 최근 제주매일 논설위원까지 50년이 넘는 시간을 언론인으로 보냈다. 1980년 전두환 군부의 ‘1사 1도’ 정책으로 원치 않게 자리를 떠나야 했지만 1990년에 다시 복귀하면서 일생을 펜과 종이 속에서 살았다. 

언론에서 물러난 뒤에는 녹담수필문학회를 설립했으며, 제주대 행정대학원 관리자과정과 제주대 사회교육원 수필창작 과정을 수료하며 글쓰기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현재는 한국문인협회, 제주문인협회, 제주수필문학회, 녹담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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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는...>은 1990년 3월 30일부터 1991년 11월 29일까지 제주신문 고정 단평란 ‘춘하추동’에 게재했던 글을 한데 모은 책이다. 20년도 훨씬 지난 옛 글이지만 촌철살인 같은 메시지는 보는 이에게 많은 점을 느끼게 한다. 특히 당시 도민사회에서 최대 이슈였던 제주개발특별법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오라관광단지로 여전히 난개발 문제에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재에도 유효하다. 

정말 멋있는 공직자가 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가난할 줄만 제대로 알아도 되는 것인데... <청렴도 멋이다, 1990년 3월 30일>

제주개발특별법처럼 도민의견을 외면한 경우도 많지 않을 듯하다. 지난해부터 도민들이 한사코 입법을 반대했음에도 아랑곳없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강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도민의견을 수렴 하겠다고 부산을 떤것도 아마 특별법의 경우가 단연 돋보였을 것이다. <도민의견 무시하는 제주개발 특별법, 1990년 5월 25일>

골프장건설도 그만하고 특별법도 백지화해서 순진무구한 소녀의 걱정들까지도 없애줄 수는 없는 것일까. 춘하추동자(春夏秋冬子)의 생각에도 누구를 위한 골프장이고 누구를 위한 특별법인지 혼돈할 지경인데 소녀들의 눈에 이상하게 비칠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한 문학 소녀의 외침, 1991년 10월 9일>

김 씨는 서울언론인클럽 언론상(향토언론인상), 계간 <현대수필> 신인상, 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 대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장을 수상했다. 

성민출판, 355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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