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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 제주대국어문화원 연구원, 신간 <제주 사람들의 삶과 언어> 출간

오랫동안 제주어, 제주사람 그리고 제주문화에 천착해온 김순자 연구원(제주대 국어문화원)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제주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정신을 민속언어학적으로 고찰한 <제주 사람들의 삶과 언어>(도서출판 한그루)다.

이 책은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전통사회를 살아온 제주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과 역사를 조명하면서 일제강점기, 4.3, 6.25 등 격랑의 세월을 지난 세대들의 삶과 문화를 그린다. 

책 구성은 ▲제주 여성의 삶과 언어 ▲제주 사람들의 음식과 언어 ▲제주 사람들의 통과의례와 언어 ▲제주 사람들의 그릇과 언어 ▲제주 사람들의 의식주와 언어 ▲제주문학과 제주의 언어 ▲생활 속에서 찾은 제주의 식물 이야기까지  모두 7장이다. 

아기를 낳을 때는 보릿짚을 깔아서 낳았던 제주 어머니들, 사람이 돌아갈 때 좀먹은 수의를 입히면 손자 대에는 잘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조촐했던 옛 사람들의 상차림, 오메기술과 쉰다리 이야기, 출산부터 제사까지 다양한 이야깃거리, 구덕부터 쇠그릇까지 제주 그릇 이야기, 일상과 함께한 농기구와 생활 도구들, 지금은 낯선 제주어, 제주 자생식물 이야기는 마치 입담 좋은 이모가 들려주는 흥미로운 옛 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책에 실린 내용은 저자가 2006년 봄부터 2016년 여름까지 제주도교육청의 <교육제주>, 제주민예총의 <제주문화예술>,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삶과 문화>, 제주전통문화연구소의 <불휘공> 등에 발표했던 글을 편집한 것이다. 저자가 만난 42명의 사연은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직접 찍은 140여 점의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김 연구원은 “제주의 어머니, 아버지들을 만나 생애 구술을 채록하다 보면 제주는 정말 넓고,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며 “제주도 문화와 언어는 해안과 중산간, 제주 동부와 서부, 동남부과 서남부 지역의 문화가 다름을 방언 조사를 하다 보면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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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 연구원. ⓒ제주의소리
또 “어제의 나의 지식이 오늘의 지식이 될 수 없고, 내가 아는 지식이 상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겸손함을 배우게 된다”며 “더 늦기 전에 미처 조사 못한 제주의 언어와 문화를 캐내는 작업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더 많은 조사,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자는 신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대에서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쳤으며, 제민일보 문화부장 직무대리를 역임한 뒤 현재 제주대 강사 겸 제주대 국어문화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와치와 바치>, <해녀 어부 민속주-제주도의 민족생활어>, <개정증보 제주어사전>(공편) 등 다수의 책를 펴냈으며 구술자료집 <나, 육십육년 물질허멍 이제도록 살안>, <앞멍에랑 들어나오라 뒷멍에랑 나고나가라>등을 제작했다.

도서출판 한그루, 496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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