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그림책작가 김영화 씨의 데뷔작 <큰 할망이 있었어>(도서출판 낮은산)가 올해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뽑혔다. 제주 고유의 전설인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전국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최근 ‘2016 세종도서 문학작품’ 500개를 선정·발표했다. 5개 분야·500권이 선정된 세종도서 문학작품 가운데는 김 씨의 그림책 <큰 할망이 있었어>도 들어있다.
세종도서는 양서출판 의욕을 높이고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일종의 '양서 발굴' 정책이다. 예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라는 명칭으로 진행됐다. 한해 동안 국내에서 나온 책 가운데 학술, 교양, 문학나눔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선정한다. 문학은 연말에 전문가 심사 과정을 거쳐 500여 권을 선정한다.
세종도서로 선정된 책은 도서 정가 90% 금액으로 1000만원 어치 구입돼 전국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초·중·고교, 사회복지시설 등 3600여개 기관에 배포된다.
<큰 할망이 있었어>는 설문대할망 전설을 아름다운 제주 자연환경으로 풀어낸 그림책이다. 제주 문화예술 ‘바닥’에서는 이미 야무진 손재주로 정평이 난 작가의 새로운 도전인 이 책은 자연 속에 스며든 설문대할망의 형상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는다. 책에서 등장하는 역동적인 자연의 변화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변환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빼어난 색감과 표현력을 자랑한다.
나아가 설문대할망을 잊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지금 제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 땅이 되돌릴 수 없이 변하기 전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공들여 선보인 첫 번째 작품으로 큰 상까지 받게 된 셈이어서 작가 개인은 두 배로 기쁨을 얻게 됐다.
도서출판 낮은산, 32쪽, 1만2000원.
한형진 기자
cooldea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