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5742.JPG
▲ 제주대 국어문화원은 1일 제주칼호텔에서 연찬회 ‘제주 지역 공공언어의 현실과 과제’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대 국어문화원, 국어책임관 연찬회 개최...“공공기관부터 올바르게 한글 사용해야”

제주도가 생산하는 공문서에 띄어쓰기, 외래어, 한자어 같은 잘못된 한글 사용이 많다는 지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제주도, 제주대 국어문화원이 주최하고 제주대 국어문화원이 주관한 연찬회 ‘제주 지역 공공언어의 현실과 과제’가 1일 오후 3시 제주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제주대 국어문화원과 제주 지역 국어책임관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공동 연찬회 성격으로 열렸다. 국어책임관은 국어기본법에 근거해, 정책을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알기 쉬운 용어를 개발하고 보급하며 나아가 정확한 문장 사용을 장려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국가기관과 지자체가 소속 공무원 가운데서 지정, 운영한다.

때문에 연찬회는 제주도, 제주시, 서귀포시, 제주도교육청, 제주도지방경찰청, 제주지방병무청, 제주지방기상청 등 도내 많은 공공기관 국어책임관 혹은 국어 관련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행사 순서는 신능호 국어전문관(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이 ‘국어책임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김순자·김미진·김보향 제주대 국어문화원 연구원이 공문서 속 문제점들을 설명했다.

제주대 국어문화원은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 공고문 바루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대 국어문화원은 일주일에 한 번 제주도 문화정책과, 총무과, 여성가족과에서 생산되는 공고문 3건을 살펴보고 잘못된 한글 사용을 확인하고 있다. 이것이 공고문 바루기 사업이다. 

김순자 연구원은 올해 5월부터 11월 8일까지 훑어본 문서 내용을 발표했다. 그 결과 띄어쓰기, 문장부호, 잘못된 어휘, 외래어, 어려운 한자어, 어색한 문장 사용이 다수 나타났다.

띄어쓰기의 경우 상당히 많은 단어들을 붙여서 사용하고 있다. 탐라문화제 행사 문서를 보면 주요일정(이하 올바른 사용: 주요 일정), 탑동광장(탑동 광장), 문화교류행사(문화 교류 행사), 축하공연(축하 공연), 전시행사(전시 행사), 학생민속예술축제(학생 민속예술 축제) 같은 단어는 모두 띄어 써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문장 부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사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주제 : 탐라인의 삶’은 틀리고 ‘주제: 탐라인의 삶’이 맞으며 ‘10.5 ~ 10. 9(5일간)’은 틀리고 ‘10.5 ~ 10. 9.(5일간)’이 맞다. 붙이는지 떼는지, 점을 써야 하는지 아닌지 작지만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외래어, 어려운 한자어, 의존 명사, 관형어 역시 상당부분 잘못된 상태로 사용되고 있다.

홈페이지는 누리집, 페스티벌은 축제 혹은 축전, 슬로건이 아닌 표어, 부스는 관 혹은 공간으로 써야 하며 CCTV나 SNS처럼 외국어나 한자는 한글로 작성하고 괄호 안에 원래 단어를 넣어야 올바른 표현이다. 김 연구원은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CCTV는 폐쇄회로 텔레비전 혹은 시시티브이로 써야하며 SNS는 에스엔에스 혹은 누리소통망이 된다.

어려운 한자어 역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 많다. 동법이 아닌 같은 법, 소관부서가 아닌 맡은 부서, 숙지하다가 아닌 알다, 시방서가 아닌 설명서, '~의거해'가 아닌 '~에 따라', '~의하다'가 아닌 '~따르다', 참작이 아닌 헤아림, 현저한이 아닌 뚜렷한이 바른 표현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주로 사용하는 ‘시’는 ‘때’(계약체결시→계약을 체결할 때)로 바꿔 써야 하며, ‘내’는 ‘안’(기한 내에 → 기한 안에)으로 사용한다.

어떤 대상이 말하는 이와 직접 관련돼 있음을 나타내는 말인 ‘본’의 경우는 ‘이’로 바꿔 쓴다. ‘본 용역은’이 아닌 ‘이 용역은’이 맞는 표현이다. ‘제’ 역시 ‘여러’를 뜻하는 말(제 경비는→여러 경비는)로 바꿔야 한다.

김 연구원은 “3개 부서만 살펴봤지만 도청 뿐만 아니라 시청이나 많은 기관, 부서에서 비슷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공공기관이 올바르게 한글을 사용해야 도민들이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데 도움이 된다. 공공기관이 작성하는 각종 자료를 받아 보도하는 언론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