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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논란-릴레이 기고](3) 고광성 제주사랑·민중사랑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대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추진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사업후보지인 성산읍 지역주민들과 제주지역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의 제2공항 건설계획 전면 재검토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역주민과 이들 단체들은 제2공항 건설이 후보지 주민들과 사전협의가 없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고, 청정과 공존을 기반으로 한 제주의 미래 지향점과도 전혀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제주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의 릴레이 기고를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 조사 연구진은 B/C 분석 지표 1.23과 AHP분석 지표 0.664이라며 타당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B/C 분석은 비용항목과 편익항목의 세부 지표를 수치로 환산하여 비용대비 편익을 고려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겉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편익은 항공사의 이익을, 비용은 국민의 세금 부담을 전체로 한다. 따라서 B/C 분석 결과는 국민의 세금 1이 투입될 때, 항공사의 유무형의 이익이 1.23만큼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민의 삶과 무관하게 중국 국적의 저가 항공사 등 항공사와 개발업자들의 이익이 고려되었을 뿐이다. AHP분석은 B/C 분석과 더불어 정책성 분석, 지역균형발전 측면을 고려하여 종합 판단하는 방법론으로 소수의 전문가들의 임의적인 판단에 의해 분석된다. 

「제주공항 확충 사전 타당성 연구」는 제2공항으로 인한 지역경제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공항부문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표준지침(제3판)」은 지역경제파급효과는 투입예산에 따른 간접효과로 표시될 뿐 실제로 그렇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제되지 않는다며 해석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역경제파급효과는 환영(幻影,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로 보이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4조 1000억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데 따른 기회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편향적인 잣대에 불과하다. 

제주 제2공항 건설로 제주의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제2공항은 빈곤과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여 악순환을 강화하는 연결고리에 지나지 않는다. 첫째, 제2공항 건설로 인해 향후 더 많은 도로가 건설될 것이 예상된다. 제주도에 입도하는 관광객의 증가는 자연스레 교통량의 증가로 이어진다. 

교통량의 증가는 더 많은 간선도로 건설을 부채질 하게 될 것이다. 속도 증가를 위한 도로 정책은 이미 전국의 국토에서 증명되었듯이 농촌의 공동화와 농촌 주민의 동지역 소비 증가로 농촌 자본의 이탈을 가중시킬 것이다. 제2공항 건설은 장기적으로 도시와 농촌 지역 사이의 불평등과 농촌 지역의 공동화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둘째, 저가 항공사 취항이 증가함에 따라 저임금 일자리만 증가할 것이다. 제주공항 확충 사전 타당성 조사 연구진들은 “고용의 이동은 인구의 이동을 낳고, 서비스산업 또는 이에 종사하는 인구의 이동을 가져올 것”이라며 대규모의 고용 증대와 인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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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광성 제주사랑·민중사랑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대표
동이 있을 것이라 자평했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다르다. ‘세계최고’라는 인천국제공항 노동자의 86%가 비정규직이며, 임금도 정규직 임금의 50%도 되지 않는다. 저가 항공사 정비인력의 비정규직 비율이 60%에 달한다고 한다. 

'2016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평균 임금이 245만5000원으로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1.23과 0.664는 환영일 뿐 현실이 아니다. 하늘이 파랗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제2공항의 본질과 그 피해를 직시해야 한다. / 고광성 제주사랑·민중사랑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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