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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유배섬문화섬과의 국제학술교류를 위한 제주국제학술대회’에서 양진건 제주대 교수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일컬어져온 제주유배문화가 제주도민과 이주민간 상생 협력을 위한 대책이라는 관점이 제시됐다.

(사)제주학회(회장 오영주)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제주칼호텔 2층에서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등 국내외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유배섬문화섬과의 국제학술교류를 위한 제주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제주문화유산으로서 유배문화의 가치’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속칭 ‘셀프유배’, ‘자발적 유배’로 표현되는 문화이주, 귀농, 귀촌 등 한달 평균 1000여 명이 넘는 이주자들의 순유입 증가로 새로운 유형의 이주문화가 제주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배문화는 어떤 특정 지역에 유배된 사람들과 그 유배지 주민들과가 교류하면서 만들어진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가리킨다. 

특히 제주는 300여 명에서 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감금, 유폐됐던 유배의 섬이다. 유배인과 제주사람들의 관계에서 전개된 다양한 활동과 독특한 문화양식, 저반에 깔린 문화적 인식이 ‘제주유배문화’다. 

양 교수는 “제주유배문화는 제주의 성씨를 다채롭게 하는 기능적 가치와 교학 활동, 예술 활동, 제주도 특유의 저항활동에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제주유배문화가 폐쇄, 감금, 고독의 의미가 아니라 ‘자발적 유배’를 택한 제주 이주민들로 하여금 힐링, 휴식, 창조라는 새로운 생명적 화두를 갖게 돼 그 의미가 새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문화유배의 가치를 문화예술적 가치, 산업적 가치, 교육적 가치, 통합적 가치로 분류하면서 특히 '통합적 가치'에 주목했다.

양 교수는 “제주 유배인들이 남긴 한시, 가사, 서간, 기행문 등 양과 질은 제주유배문학만을 독자적으로 강조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문화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제주유배문화의 자산을 활용해 유무형 가치를 생산하는 문화산업적 활용방안에 대한 광범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유배인들이 제주에 남긴 교육적 가치에 대해서는 현재 제주에서 교육모델로 회자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제주도가 발표한 ‘2016 제주사회조사’ 보고서에서 나타나듯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주 이주민들에 대한 제주도민의 부정적 인식은 한말 제주에 유배 왔던 김윤식이 속음청사에서 “유배인들이 나날이 늘어나 마치 섬 전체에 가득 찬 것 같아 제주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웃고 한편으로는 한탄한다”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제주유배문화가 지닌 '통합적 가치'를 짚을 수 있는 대목이다. 

양 교수는 “‘자발적 제주유배인 1세대’라 할 수 있는 한림 이시돌목장의 P.J.맥그린치 신부처럼 제주에 대한 헌신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맛보리라 여겨진다”며 “제주도민과 이주민간에 이해가 우선 필요하고 그 이해가 선행될 때 상생협력이 가능하다”며 “그것이 유배문화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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