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논평 발표..."22만 5000톤 전 세계 1척, 접안도 문제 없는데 굳이 용역?"

강정마을회는 23일 논평을 발표하고 제주민군복합항에 대한 크루즈 접안 용역이 제주신항만을 추진하기 위한 ‘꼼수’라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마을회는 논평에서 “제주도는 제주민군복합항에 22만 5000톤급 크루즈선박 접안 평가 용역 결과를 작년 12월 26일 발표했다. 남방파제에 22만 5000톤급 크루즈가 직접 접안하거나, 남방파제에 15만톤급 크루즈가 정박한 상태에서 22만 5000톤급 크루즈가 서방파제에 접안하는 입출항 시뮬레이션 평가”라고 밝혔다.

마을회는 “시뮬레이션 결과 남방파제에 단독으로 접안하는 경우, 접안에 문제가 없다고 나왔으나 남방파제에 다른 크루즈 선박이 접안한 상태에서 서방파제에 22만 5000톤급 크루즈를 접안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제주도는 이 용역 결과를 이유로 제주 신항만 추진을 역설했다”며 “그러나 이 용역 결과는 신항만 추진의 동력을 얻기 위해 짜 맞춘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16만톤급 크루즈의 선체 길이와 폭은 대략 340m 전후에 56m 전후이고 22만 5000톤 크루즈 선박인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오아시스호의 경우 362m에 65m이다. 22만톤급이 16만톤급보다 대략 22m 정도 더 길고 9m 정도 더 넓다”며 “하지만 이 정도의 길이 차이는 처음부터 340m 길이와 76.5m 폭의 항공모함 접안용으로 계획돼 여유 길이가 충분하게 설계된 남방파제 규모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22만톤급 크루즈 접안에 문제가 없다”고 비교했다.

더불어 “서방파제는 애초에 선체 길이 311m 정도인 15만톤급 크루즈 접안부두로 설계돼 다소 여유는 있으나 22만톤급 크루즈가 접안하기에는 부족한 부두”라며 “그리고 22만톤급 크루즈 선박은 전 세계에서 1척뿐이다. 저성장의 세계경제를 감안한다면 향후 22만톤급 크루즈 선박이 더 늘어날 전망은 낮다. 그리고 문제가 된 서방파제 쪽 돌제부두는 바지선 형태의 가변식 부두로 제작돼 있어 크루즈 선박의 선회반경을 침범하는 문제는 이미 해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을회는 “2척 동시접안 시뮬레이션은 서방파제에 14만~16만톤급 크루즈가 미리 접안된 상황에서 남방파제에 22만톤급 크루즈가 접안하는 경우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인데, 굳이 사실과 반대로 시뮬레이션을 해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22만톤 크루즈 부적합 항만으로 평가한 이유는 단 한 가지의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신항만 건설의 명분 쌓기”라고 꼬집었다.

마을회는 “전문가들은 항만 내부공간이 좁아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부족한 선회반경 환경이라 할지라도 예인선을 4척까지 운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다소 항만 운용비용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신항만 건설에 따르는 천문학적 예산에 비할 바가 아니”라며 “진짜 문제는 10만톤 이하의 크루즈 동시접안이 가능한 제주외항과 22만톤급 크루즈 접안이 가능한 신항만까지 제주시에 집중된다면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군항의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들어 올 크루즈 선박은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애초에 대한민국 정부가 제시한 아시아 크루즈 허브, 제주도 경제성장동력 비전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순수한 해군기지가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을회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에 대한 22만톤 크루즈 접안에 대한 평가 용역이 제주 신항만 추진을 위한 제주도정의 꼼수라면 이에 강정마을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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