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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멸종위기에 처한 연산호. 사진은 제주연산호TFT가 2015년 강정마을 앞바다 강정등대 인근에서 촬영한 연산호.
군당국, 강정마을 앞바다서 복원사업 추진...강정마을회 “복업사원 타당성 검증이 우선”

군 당국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연산호 복원사업을 은밀히 추진하면서 강정마을회와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강정마을회와 제주연산호조사 TFT 등은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 산호충류 훼손과 보전에 관한 로드맵 작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마을회에 따르면 해군본부는 지난해 성균관대학교 조사팀에 용역을 의뢰해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강정등대 연산호 훼손을 확인하고 복원 사업을 추진중이다.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에 착수한 2011년부터 연산호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단 한 번도 기지 건설로 인한 연산호 군락지의 훼손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해군본부가 작성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주변 천연보호구역 연산호 생태 사후조사’에서는 제주해군기지 공사로 인한 연산호 훼손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제주연산호조사 TFT가 확보한 보고서를 보면 해군본부는 문화재청의 요구에 따라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용역을 진행했다.

조사팀은 강정등대와 기차바위, 범섬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50% 이상의 지표생물군에서 상대적인 감소가 발생했다. 분홍바다맨드라미의 상대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 산호충류의 출현 종수가 증가했지만, 강정등대 해역은 2009년 16종에서 2015년 10종으로 출현 종수가 크게 줄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II급인 밤수지맨드라미와 검붉은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는 자취를 감췄다.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인 해송류 감소도 눈에 띄었다.

강정마을회는 “해군의 복원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검증된 바는 없다. 해군기지에 대한 구체적 관리 없이 세계 최대 연산호 군락지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균관대 조사팀의 보고서에서 확인되듯이 강정 앞바다 연산호 군락지는 처참하게 훼손되고 있다. 반면에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환경부와 문화재청의 노력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공사 과정에서 오탁수가 대량 발생했고, 이는 연산호 군락지인 강정등대 쪽으로 유입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연산호의 멸종이 가속화되는 동안, 환경영향평가법과 문화재관리법은 지켜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는 “지금이라도 환경부는 멸종위기 산호충류의 훼손과 보전에 관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며 “문화재청은 독자적이고 전면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해군이 추진하는 연산호 복원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연산호 군락지의 훼손 요인을 예측하며 강정마을회가 참여하는 중장기적인 보전 계획을 수립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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