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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범 전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도지사 후보가 됐지만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에 대패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세월호 추모 리본을 가슴에 달고 기자회견 중인 신구범 후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민주당 제주도당 대선 의식 ‘뒷북’ 탈당수리도 도마…아들 신용인 교수는 페북에 사과 

최근 ‘탄핵반대’ 시국강연회에 참가해 ‘박정희·박근혜 찬양’ 발언과 ‘전두환 존경’ 등의 막말을 쏟아낸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그의 기행에 도민사회가 아연실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원 신분이던 신 전 지사가 지난해 12월15일 도당에 제출한 탈당계의 ‘탈당 사유’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때문으로 알려져 또다시 논란이다. 

민주당 도당에 따르면 신 전 지사는 민주당 도당에 지난해 12월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탈당 사유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이후 더민주당의 점령군 행태에 실망해 탈당한다”고 적시했다. 

그가 6일 제주항일기념관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 참석,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강연’을 펼치며 “5.16은 혁명”,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전두환, 전두환은 배짱 좋은 사람”, “국정농단 사태는 공무원들 책임”, “최순실 사태의 원인은 (더)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등의 충격적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탈당 변인 셈이다.

신 전 지사는 1993년 12월부터 1년 3개월 동안 임명직 관선 제주도지사로, 1995년 6월 지방선거에선 제주도지사에 당선돼 당시 임기 3년의 민선 지사를 지내는 등 관선·민선 지사를 모두 거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당적 이력은 비루하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초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지만, 선거에 임한 90년대 이후 그의 정치 궤적은 깃털만큼 가볍다. 

그는 1995년 6월 도지사 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 입당이 불발되자 무소속으로 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김대중 대통령을 당선시킨 국민회의에 입당 후, 당 경선에서 패하자 다시 탈당 해 무소속으로 도지사에 출마했지만 패했다. 

다시 2002년에는 지금의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후보로 선거해 출마해 역시 패한 이력이 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도지사 후보가 됐지만 새누리당 원희룡 지사에 대패했다.  

정당 정치인으로 선거에서 원 지사에 패한 그가 원희룡 제주도정 출범 당시에는 인수위원장직을 수락해 당으로부터 ‘해당(害黨) 행위’를 이유로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신 전지사의 탈당계를 해를 넘겨 50일 가까이 보류해온 민주당 제주도당의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선을 의식해 신 전 지사의 탈당을 만류하려다, ‘탄핵 반대’ 시국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화들짝’해 뒤늦게 탈당계를 수리한 것이다. 

지방정가의 한 관계자는 “김우남 도당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이 신 전 지사의 탈당계를 뒷북 처리한 것도 코미디지만, 그의 잇단 해당행위와 기행은 탈당계 수리가 아니라 징계를 내렸어야 할 사안이다. 탈당했다가 복당한 사례가 무수히 많지 않은가”라고 나무랐다.   

신 전 지사의 아들 신용인 제주대 로스쿨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자유·법치사회 회복을 위한 시국강연회’에서 이뤄진 아버지 강연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2014년 지방선거때 아버지를 동지로 믿고 아버지 당선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이 정말 힘드실 것 같습니다”라고 위로와 사과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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