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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공군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알뜨르비행장’에서의 항공기 접근훈련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두 차례나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단독] 대정주민들 ‘공군기지 사전포석’ 의심…‘접근훈련’ 주민설명회 이미 2회 실시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을)이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국방부가 지난 연말 제주도에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를 문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최근 공군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소재 ‘알뜨르비행장’에서의 항공기 접근훈련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두 차례나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공군이 2009년 이후 알뜨르비행장에서 군용기 이착륙과 접근훈련을 총 170여 차례 실시해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공군본부는 대정읍 주민들을 상대로 지난해 11월10일과 올해 1월17일 각각 공군 8546부대와 대정읍 회의실에서 대정읍 지역주민 대표자, 군 소유의 알뜨르비행장 부지 내 경작 임차인 등을 대상으로 ‘알뜨르비행장 공군 항공기 접근훈련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정읍 소식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1차 설명회에는 대정읍 관내 이장과 경작지 임차인 등 20여명이 참석했고, 2차 설명회에는 대정읍 주민자치위원회, 관내 기관단체, 주민 등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이 이날 주민설명회에서 발표한 요지는 ▷군 항공기 접근훈련 개요와 필요성을 집중 설명했고, ▷훈련시기와 세부 훈련절차 등에 대해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공군이 발표한 훈련 시기는 일단 ‘미정’이었지만 지난해 11월 1차 주민설명회 이후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공군 항공기의 알뜨르비행장 접근훈련은 고도 1000피트까지 접근하는 1단계와 500피트까지 접근하는 2단계로 구분됐다. 고도 1000피트는 지상 304미터, 500피트는 152미터에 불과하다.

공군은 이같은 접근 훈련이 제주 남방 해역에 위치한 ‘이어도’ 탐색과 연계한 것으로 비상발생 시 긴급착륙과 비정상기지에서의 접근훈련을 통한 전술공수작전 수행능력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여건상 이착륙 훈련이 불가능해 접근훈련에 중심을 두고 있어 주민생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게 공군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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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그동안에도 알뜨르비행장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왔다. 지난 2005년 알뜨르 비행장 일대의 활주로 정비공사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그러나 주민들은 이번 두 차례의 주민설명회가 ‘공군기지’ 조성을 위한 사전 절차가 아닌지 의심했고, 이장과 경작지 임차인에 한정된 1차 주민설명회는 의미가 없으므로 공개된 주민설명회를 요구하는 등 군의 또 다른 ‘포석’이 있는 것이 아닌지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주민들에게 “현재까지 공군기지 조성 계획은 없지만, 알뜨르비행장의 중요성은 군에서도 인식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면 사전에 도와 협의하고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군은 이번 설명회에서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3년 간 이착륙 7회, 접근훈련 172회 등 총 179차례나 알뜨르비행장에서 훈련 등을 실시해왔다고 밝혔다. 사실상 군 기지로 사용해온 셈이다.  

실제로 공군 측도 그동안 알뜨르비행장을 ‘모슬포 기지’로 명명하며 “모슬포 기지(알뜨르비행장)가 '전술공수 훈련장' 지역으로 전시에 대비한 전술공수 훈련이 실시되고 있고, 평시 작전활동을 위해 '생지(生地)' 항공기 이착륙 훈련, 화물투하·병력투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급 재난에 대비한 탐색구조 책임구역에서의 활동보장지역”이라고, 모슬포기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공군의 알뜨르비행장 부지 사용 문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한창 가열되던 지난 2009년 체결한 국방부와 제주도 간 해군기지건설 기본협약서 제5조에 알뜨르 비행장 부지 사용은 제주도와 협의 하에 사용하도록 명시된 바 있다. 

한편, <제주의소리>는 지난 13일 오후 공군 측에 ‘알뜨르비행장에서의 공군기 접근훈련 계획’을 문의했지만, “담당자 확인 후 연락 주겠다”는 짧은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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