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김종민의 ‘다시 쓰는 4.3’, 만인보, 타임라인 등 ’4.3 진실 찾기’ 대장정 시작

<제주의소리>가 ‘4.3 진실 찾기’ 대장정을 시작한다.

내년이면 제주4.3이 발발한 지 70주년이 된다. 해방공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만 명의 제주도민이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된 불행한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1948년 미군정 하의 제주도에서 일어난 4.3참극은 공식적으로만 3만 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된 사건이다. 그것도 사망자의 80% 이상이 국가 기구의 지원 아래 학살됐다. 세계사에서 전쟁 지역이 아닌 좁은 공간에서 이처럼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건은 없었다.
 
이렇듯 왜 제주섬은 초토화됐고, 수만 명의 사람들은 왜 억울하게 숨져야 했는가.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전개되어 왔다. 다행히 그러한 노력은 참여정부 당시인 2003년 10월15일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라는 옥동자를 낳게 된다.
 
정부가 채택한 이 보고서는 ‘왜?’라는 의문에 대한 답을 준다. 그렇다고 이 진상조사보고서가 4.3의 실체를 전부 담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추가 진상규명 노력이 진행돼야 하는 이유다.
 
◇ 김종민의 ‘다시 쓰는 4.3’
 
언론인으로서 제민일보 4.3특별취재반에서 ‘4.3은 말한다’를 연재했던 자타공인 제주4.3의 최고전문가 김종민 씨(전 4.3중앙위원회 전문위원)가 다시 펜을 든다.
 
<김종민의 ‘다시 쓰는 4.3’>(가제) 타이틀로 3월 중 선보이게 될 4.3 진실 찾기는 ‘4.3은 말한다’의 연장선으로서, 중단됐던 4.3집필을 다시 잇는 소중한 사료가 될 것이다.
 
김씨와 4.3은 뗄레야 뗄 수 없다. 역사를 전공한 김씨의 삶 자체가 4.3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국내외에서 채록한 증언자가 수천 명이 넘고,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관련 자료만도 미군정 비밀문서를 비롯해 2000종이 넘는다.
 
따라서 <김종민의 ‘다시 쓰는 4.3’>은 방대한 분량의 증언과 관련 문서 등에 기초해 철저히 검증된 팩트를 전하는 글쓰기가 될 것이다. 독자들은 지금까지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4.3실체들을 접하게 될 것이고, 4.3 진실 찾기에 동행하게 될 것이다.
 
매주 화요일 아침 <제주의소리> 창을 열면 <김종민의 ‘다시 쓰는 4.3’>을 만날 수 있다.
 
◇ 생존 희생자들의 마지막 증언 기록 ‘4.3 만인보(萬人譜)’
 
<4.3 만인보>도 선보인다. 만인보(萬人譜)는 만 명의 사람들 이야기다. 4.3참극을 직접 겪은 희생자와 그를 지켜본 유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지면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3월1일 기준 정부가 결정한 희생자 1만4231명 중 살아 있는 희생자는 117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생사 안부를 물어야 할 정도로 고령이다. 이들에게서 4.3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날도 그리 많지 않다.
 
<4.3 만인보>는 70년 동안 가슴 속에 묻어뒀던 한(恨)을 끄집어내는 작업이도 하다. 생존 희생자들이 살아생전 마지막 구술(인터뷰)이 될 수도 있다. 
 
독자들에게는 한 인간의 삶을 통해 4.3광풍이 휘몰아쳤던 70년 전으로의 아픈 현대사를 직접 이해하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 “4.3의 모든 것” 4.3 타임라인
 
<4.3 타임라인>은 4.3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4.3의 발화점이 됐던 1947년 3월1일 ‘3.1 발포사건’부터 19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되면서 유혈사태가 막을 내리는 6년 6개월의 기록을 시간대별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생산된 ‘4.3 진실 찾기’ 콘텐츠(언론 기사, 그림 등)들도 해당 시간대(연대)에 걸어놔 독자들이 4.3을 더욱 더 자세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다.
 
<김종민의 ‘다시 쓰는 4.3’>과 <4.3 만인보>가 콘텐츠라면 <4.3 타임라인>은 이러한 콘텐츠들을 시간대별, 공간별로 재배치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1년간의 작업을 통해 4.3 70주년이 되는 날(2018년 4월3일) 공개할 계획이다.
 
이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4.3전문가, 기획자, 웹디자이너 등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를 기다리고 있다. 만 명의 사람이 함께 4.3진실 찾기에 동행하는 ‘4.3 만인보(萬人步)’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밖에도 <제주의소리>는 △진상규명 △명예회복 △미국 책임 규명 △배·보상 △정신계승 등 4.3문제의 완전 해결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들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4.3 70주년 D-1년> 연중기획을 진행한다.
 
맥 끊긴 4.3연구자, 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4.3추념일의 지방 공휴일 지정, 4.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문제 등을 타 지역·국가 사례까지 파악하면서 제주에서 실현 가능한 실천전략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시작은 비록 미약하지만 ‘4.3 진실 찾기’ 장정이 4.3문제의 완전한 해결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