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둘, 엄마가 되기엔 이른 나이였다. 더군다나 혼전 출산이 요즘처럼 ‘개인의 선택’으로 존중받지 못하던 때였다. 캄캄한 현실에 어떤 선택이 옳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엄마의 얼굴을 채 익히기 전에 아기는 엄마의 품을 떠나야 했다. 

만날 수 없게 된 아이의 행방을 더듬으며 20년이 훌쩍 지났다. 마침내 어엿한 성인이 된 아이를 만나자 아이가 물었다. “엄마, 왜 나 버렸어?” 엄마는 대답 대신 말로 다 할 수 없던 마음과, 같이 지내지 못했던 세월을 한 권의 책으로 내밀었다.

김미정 씨가 최근 발간한 <숨은 우체통>이다. 제주에 소재한 1인출판사인 당산서원의 첫 책이다.
170302.png
▲ 김미정 씨 지음, 『숨은 우체통』당산서원.

저자는 ‘스물두 살에 딸을 낳고, 그 딸을 키우지 못한 엄마의 고백과 회한이 가득한 책’이라고 소개한다. 글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엄마의 시간과 마음을 읽으면서 딸에게 아주 작은 위로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책은 ‘엄마 왜 안왔어?’, ‘엄마와 딸, 그들의 이력서’, ‘우체통을 열면’, ‘내일로 보내는 편지’, ‘감사의 글’ 등 다섯 갈래로 나뉘었다. 저자의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실렸던 글이기도 하다.

<숨은 우체통>은 출판사 누리집( http://blog.daum.net/namu-dal )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제주시 아라동 소재 커피숍 미세스테라(제주시 간월동로 39 1층)에서도 살 수 있다. 원하는 미혼모 시설에는 책을 기증할 계획이다.

188쪽. 값 1만1000원. 당산서원.

문의=070-7799-5413.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