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4539.JPG
▲ ‘JDC대학생아카데미’ 2017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은 28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우열 ‘생각과느낌’ 클리닉 원장이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꿀팁’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제주의소리
[JDC 대학생아카데미] 정우열 원장 “통하는 사람과 인간적으로 공감하자”

사람 사귀는 게 좀처럼 힘든 사람, 남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만 정작 자신은 괴로운 사람, SNS에서 다른 사람 소식을 들으면 왠지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정신건강 전문가는 '나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대학생아카데미’ 2017학년도 1학기 네 번째 강연이 28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우열 ‘생각과느낌’ 클리닉 원장이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꿀팁’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한양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활동하는 정 원장은 최근 다양한 매체에 얼굴을 비추며 사람들의 마음 속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소통 의사로 알려졌다. 

이날 강의에서 정 원장은 학생들과 단체 메시지방을 만들어 문자를 주고받는 이색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그는 인간관계가 아주 복잡한 요소가 얽힌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되면서도 근본적으로 ‘나’와 ‘남’ 두 가지로 이뤄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 의지와 노력으로 원하는 인간관계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코드가 맞아 남이 나를 좋아하는가 하면, 별 이유 없이 기분 나쁘고 안 맞아서 좋아하지 않기도 한다”며 “문제는 내가 키(Key)를 쥐고 있는 순간, 매우 큰 부담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이 모임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까’, ‘어떤 말을 해야 상대가 좋아할까’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풀어냈다. 

더불어 “남에게 맞추면 상대적으로 나는 힘들어지기 마련”이라며 “사람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독립욕구, 남에게 의존하고 싶은 의존욕구가 있다. 욕구를 고려하지 않고 계속 남을 배려하면 나도 모르게 불만이 안에 쌓인다. 이럴 땐 초점을 나에게 맞추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면 남에게도 편하게 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이 보는 인간은 모두 최소 두 가지 인격을 가진다.

하나는 페르소나, 하나는 그림자다. 페르소나는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의 나’, 그림자는 ‘아무도 없을 때의 나’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전자는 가면, 후자는 콤플렉스라고도 불린다.

IMG_4534.JPG
▲ 강연이 열린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 ⓒ제주의소리
IMG_4600.JPG
▲ 자신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해법이라는 정우열 원장. ⓒ제주의소리

정 원장은 “연예인, 종교인 같은 페르소나가 강한 사람들은 압박감을 크게 느낀다. 각종 연예인 사고 뉴스는 본성과 다른 가면에 압박감을 심하게 느낀 나머지 발생하는 경우다. 그림자, 즉 콤플렉스는 자신도 잘 모르는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의식이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상에서 타인에게 시기를 느끼며 비난하는 경우 콤플렉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페르소나, 그림자 모두 자신의 모습이라며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페르소나는 썼다, 벗었다 하는 식으로 구분하는 자세를, 그림자는 콤플렉스를 느끼는 상황을 피하는 방법을 권했다. SNS를 탈퇴하거나 특정인을 차단하는 식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내가 왜 이럴까', '그 사람의 행동, 생활, 태도가 나와 안 맞는 것이 있나' 라고 질문을 던지며 돌아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고 권했다.

정 원장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내 몸이 편해지는 ‘외향적’, 혼자 있는 순간이 편한 ‘내향적’ 성격 모두 장단점이 있다. 우열 관계는 없다”면서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꿀팁’을 추천했다. 그는 ▲공감해주기 ▲통하는 사람과 친해지기 ▲인간적인 모습 보이기 세 가지를 비결로 꼽았다.

정 원장은 “호감을 가지고 싶다면 내가 말을 주도하는 게 아닌 들어주며 공감해야 한다. 다만 상대가 말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통하는 사람, 나랑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과 친해져야 한다. 인간관계가 어렵다고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과 친해지려 하면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나와 공유할 것이 많은 사람을 찾아서 공감하라”고 조언했다.

IMG_4573.JPG
▲ 이날 강의에서 정 원장은 학생들과 단체 메시지방을 만들어 문자를 주고받는 이색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제주의소리
IMG_4549.JPG
▲ 강사와 격의 없이 문자를 나누며 웃음 짓는 학생들. ⓒ제주의소리

여기에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라. 무조건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고, 억지로 호감 가지려 하는 게 아니라, 편안하게 내 감정을 드러내는 식으로 부담을 내려놓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간단히 요약하면 남에게 신경 쓸 시간에 나한테 신경 쓰면 인간관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자존감이 낮다면 《자존감 수업》이란 책을 추천한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추천하는 책이다. 그래도 어렵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라. 상담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닌 자신을 들여다보는 노력”이라고 권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