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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보 제주대 교수회장이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교수회, 총장 선출 방식 설문조사...87% "간선제 반대" 대선 결과 맞물려 변화 주목 

제주대학교 소속 교수 상당수가 총장 선출 방식으로 ‘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 고성보 교수회장은 19일 오전10시 대학 교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총장 선출방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4월11일까지 진행된 설문에는 제주대 전체 교수 594명 중 331명(55%)이 참여했다. 

제주대학교 제9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출은 간선제로 이뤄졌다. 1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출에도 이 방식이 유지돼야 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약 87%인 288명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교육부 권고안은 순수한 간선제를 채택하면서 소수의 일부구성원에 한해 정책평가에 참여하게 하고, 그 결과를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294명(88%)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재 교육부)는 국·공립대 선진화 방안이라는 명목으로 단과대학장 임명제와, 총장 직선제 폐지를 권고했다. 권고를 따르는 대학에는 대학 재정사업과 대학구조개혁평가 등에서 최대 5점의 가점을 줬다. 

모든 대학들의 재정 사업과 대학구조개혁의 점수 차이는 단 1~2점에 불과해 5점의 가점은 사실상 사업 선정에 있어서 결정적이다. 정부가 재정을 무기로 국·공립대를 틀어쥐려 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제주대도 교직원들의 투표를 통해 직선제를 폐지하고, 지금의 간선제를 도입했다.  

이후 전남대 등 일부 대학이 총장추천위원회에 대학 구성원 전부를 포함시키는 사실상 직선제 형태의 간선제를 채택하자 교육부는 총장추천위원회에 대학 구성원의 15% 이하만 참여시키라는 내용으로 지난해 11월 전국 국·공립대에 권고한 상태다. 

이번 설문에 응한 교수들은 ‘제주대 총장 선출 방안으로 바람직한 안’에 대해서도 72%인 241명이 순수 직선제를 선택했다. 

또 순수 간선제를 원한다고 응답한 교수는 22명 △교육부 권고안 13명 △교육부 권고안 중 (대학 구성원)15%가 아닌 50% 참여 28명 △전남대와 같은 방식 23명 등이다. 

최근 국·공립대학 교수회 연합회(국교련)는 교육부와 면담을 가졌다.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에 따라 각 대학에 맞는 총장 선출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또 교육부 권고안(간선제)과 다른 방안이 채택될 경우 대학 재정 사업이나 대학구조개혁 평가 때 불이익은 없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지만, 교육부의 확실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국교련은 주요 정당에 ‘총장 선출 방식을 대학 자유에 맡겨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고,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는 협약까지 체결했다.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각 대학이 자유롭게 총장을 선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대도 대선이 끝난 뒤 대학 자체적으로 총장 선출 방식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열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 허향진 총장의 임기는 2018년 2월18일까지로, 늦어도 임기 만료 7개월 전인 오는 7월까지 총장 선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 10월쯤 총장후보자 공개모집에 대한 공고가 이뤄져야 한다.

고성보 교수회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 만으로 총장 선출 방식을 직선제로 바꾸기는 어려움도 있다. 공청회와 2차 여론 수렴 등을 토대로 제주대에 맞는 총장 선출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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