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출범식…"부끄러운 역사 털어내고 언론정도 걸을 것"

한라일보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부활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라일보지부(준)는 근로자의 날인 1일 오후 2시 회사 4층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언론노동자 권익을 대변해 나갈 것을 선언할 방침이다.

지난 1992년 설립됐던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1993년 파업을 거치면서 사측이 노동조합원을 대량 해고하는 극한 사태로 이어져 한라일보 노조는 끝내 와해됐다.

당시 노동조합을 무력화 시킨 사주는 현 강영석 한라일보 회장이었다. 강 회장은 현재도 한라일보 회장직책을 맡고 있으나 지난해 6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대주주가 한라일보 주주로 들어오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이다.

김찬경 주주와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합의각서 이행을 둘러싸고 법정 고소고발까지 가는 극한 상태를 맞아 주변의 중재로 가까스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나 문제의 소지는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태이다.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바로 이 같은 사내분위기에서 출범됐다.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30일 언론사에 배포된 창립총회 취지문을 통해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우리는 변화의 물결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으며, 이는 언론사라고 피해갈 수 없다"면서 "언론사도 이제 지난날 누렸던 언론권력에 더 이상 안주해서는 안되며 시대변화를 선도하고 독자의 욕구와 눈 높이에 맞춰 부단한 자기개혁을 통한 언론정도를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이날 출범을 '12년만의 부활'이라고 표현한 후 "노동조합이 와해된 이후 우리 노동자들은 사주의 전횡에 휘둘렸던 지난날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후 "이런 부끄러운 과거를 털어내고 진정 언론이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다 진지하게 되새기면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조합은 "이제 제2의 창간을 맞는 결연한 마음으로 언론의 정도를 가고자 하며, 이를 방해하는 그 어떤 세력과도 분연히 맞서 싸워 나가며, 언론노동자로서의 본연의 역할에 보다 충실하면서 회사발전, 나아가 지역발전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라일보 노동조합 가입대상은 차장급 이하로 이날 재출범에는 계약직 직원을 포함해 가입대상 69명 중 5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또 창립과 함께 민주노총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에도 가입할 예정이다.

강희만 준비위원장(사진부 차장)은 "그 동안 부끄러웠던 언론역사를 털어내고 이제 진정한 도민의 언론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면서 "한라일보 노동조합은 사측으로부터는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자사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언론의 정도를 걷고 지역사회발전에 동참하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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