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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제주시 신대로에 식재된 담팔수 가로수가 고사돼 10일 오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40년 된 담팔수 수십그루 고사 7그루 추가 제거...파이토플라스마 감염 여부 조만간 발표

<제주의소리>가 지난 4월12일 보도한 <신종 미생물 감염? 제주 담팔수 고사 미스터리 풀리나> 기사와 관련해 신대로 일대 담팔수 고사목 제거작업이 1년만에 다시 이뤄졌다.

제주시는 10일 오전부터 크레인과 기계톱, 트럭 등 중장비를 투입해 제주공항에서 KCTV제주방송 사거리로 이어지는 신대로 구간 담팔수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는 제주시 공무원과 조경업체 관계자 등 장정 10여명이 투입됐지만, 나무가 2~3층 높이까지 자랄 정도로 커 제거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신대로 1.8km 구간에 심어진 담팔수는 130여그루다. 이중 제주도청 일대 담팔수는 1977년 故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조성된 신제주 건설사업 당시 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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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제주시 신대로에 식재된 담팔수 가로수가 고사돼 10일 오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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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제주시 신대로에 식재된 담팔수 가로수가 고사돼 10일 오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들 나무는 2016년 초부터 생육이 크게 나빠지더니 그해 여름에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며 줄줄이 죽었다. 고사를 막기 위해 영양제를 투입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주시는 지난해 8월, 식재후 40년이 지난 신대로 담팔수 4그루를 처음으로 제거했다. 이후 나무주사 등을 추가로 놓았지만 수 십여 그루는 또 고사가 진행중이다.  

추가 감염과 미관상 문제 등을 고려해 제주시는 회복이 어려운 담팔수 7그루를 다시 제거하기로 했다. 나무가 커 제거작업은 내일(1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나무를 살리기 위해 수관주사 등을 동원했지만 효과가 없어 부득이 제거작업에 나섰다”며 “뿌리가 워낙 깊어 당분간 다른 나무를 심을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담팔수 고사는 신대로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귀포시 담팔수 자생지는 물론 제주시 연삼로와 용문로, 용해로, 거로 등에서도 고사가 진행되는 등 도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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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제주시 신대로에 식재된 담팔수 가로수가 고사돼 10일 오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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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제주시 신대로에 식재된 담팔수 가로수가 고사돼 10일 오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사 원인 규명에 나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2005년 일본 담팔수 자생지 집단 고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추나무 등에 생기는 빗자루병의 원인으로 파이토플라스마가 지목되기도 했지만, 담팔수 감염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

파이토플라스마는 미세한 원핵 미생물로 식물과 벌레를 숙주로 삼는다. 감염된 식물이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하고 매미충 같은 벌레에 옮겨 타 다른 식물로 이동해 감염시킨다.

연구진은 신대로와 한라수목원 등에 담팔수 표본을 정하고 세 가지 항생제를 투여해 표본별로 파이토플라스마 저항 능력을 검증하고 있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파이토플라스마 감염 여부에 대한 판단이 조만간 내려질 것”이라며 “분석 작업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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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제주시 신대로에 식재된 담팔수 가로수가 고사돼 10일 오전 고사목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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