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반대투쟁 10년 기자회견 “구상권 철회-진상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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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열린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 10년 기자회견. ⓒ 제주의소리

2007년 졸속으로 진행된 마을 총회에서 시작된 비극. 파괴된 공동체와 주민들의 몸부림을 뒤로 하고 2016년 2월 제주해군기지는 완공됐지만, 군사기지에 맞서 ‘평화의 마을’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강정마을회, 강정마을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는 17일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 10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 달린 제목은 ‘구럼비를 되찾을 때까지 우리는 간다’. 구럼비는 길이 1.2km의 너럭바위를 뜻하는 강정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회견에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제주 제2공항 반대 성산읍 대책위원회에서도 참석해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구상권 철회와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조경철 강정마을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서 밝힌 것처럼 조속히 강정해군기지 구상권 소송을 철회해 주민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며 “또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폭력과 비민주적 절차에 대한 사과와 책임있는 진상조사를 시작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책임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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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열린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 10년 기자회견. ⓒ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과 연계한 공군기지 설치와 관련해서도 “더 이상 제주는 군사기지화 되어서는 안된다”며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전쟁기지를 짓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평화는 군사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결코 지켜질 수 없다”며 “지금까지 10년이 그러했듯 연대와 끈질긴 의지로 생명평화마을을 이뤄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 동안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손을 내밀어준 이들을 향해서는 “강정마을이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도내에서, 육지에서, 전 세계에서 강정으로 향했던 뜨거운 연대의 힘 때문이었다”며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진행된 10년 동안의 비폭력적이고 끈질긴 강정마을의 평화활동은 전 세계적인 생명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회견 직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는 인간띠잇기 등 구럼비 기억 문화제가 열렸다. 18일 오후 4시에는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국가폭력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제주해군기지 추진 과정을 살펴보는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지난 10년 간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연행된 주민과 평화활동가는 700명(이하 연인원)이 넘는다. 이중 60명이 감옥에 갇혔고, 벌금 액수는 3억원을 웃돈다. 게다가 해군과 정부는 주민 등 116명과 5개 단체에 34억5000만원의 구상권을 청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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