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 제주서 개최...“SNS시대, 가짜뉴스 확산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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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희 JTBC 사장이 19일 제주국제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2017년 봄철 정기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석했다. ⓒ제주의소리

전 국민의 90% 가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SNS(Social Network Services)가 개인 간의 관계를 넘어 사회,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

과연 신문, 방송으로 대표되는 올드 미디어(Old Media), 즉 기존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신뢰 있는 언론인으로 꼽히는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은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SNS 시대에 기존 언론의 방식으로는 상당히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언론학회는 2017년 봄철 정기학술대회를 19일 제주국제대학교에서 진행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손 사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승관 서울대 교수,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 남재일 경북대 교수, 문종대 동의대 교수와 함께 ‘포스트-진실(Post-truth) 시대의 언론 윤리’ 세션 발표자로 참여해 ‘Post-truth? Postmodernism?’이란 주제로 학회 회원들과 토론을 벌였다. 

1984년 MBC에 입사한 손 사장은 2013년 5월 JTBC로 옮기면서 현재까지 보도부문 사장 겸 <뉴스룸> 앵커를 맡고 있다. 신뢰도, 영향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언론인으로 손꼽힌다.

손 사장은 JTBC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태블릿PC 보도 이후 겪은 가짜뉴스와의 공방을 돌이켜보며, 방송·신문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 언론들이 앞으로 모바일·SNS 시대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저희가 매일 하는 팩트체크(fact check)로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려고 하지만 잘 안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정보는 분명히 잘못됐고 판명까지 났음에도 모든 나이 대에서 10% 내외가 사실로 믿고 있다고 나타난다. 굉장히 오래된 잘못된 정보임에도 수정이 안 될 뿐만 아니라 SNS로 수없이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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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대회가 열린 제주국제대학교 강의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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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제주의소리

손 사장은 이런 추세가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더욱 확장된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 모바일 인프라를 바탕으로 관계가 이어지는 네트워크(Network) 구조 속에, 오(誤) 정보는 한층 더 강력하게 퍼진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다시피 JTBC는 가짜뉴스 피해 사례가 굉장히 많다. 특히 태블릿PC 조작설은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아직도 강력한 생명력을 가진다. 이건 특정 네트워크를 넘어서 일부 사람들에게 ‘조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우려했다.

손 사장은 “지난 6개월을 돌아볼 때 SNS의 엄청난 파급력을 올드 미디어가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든다. 대응하기 무척 어렵다는 것이 지금까지 내린 결론”이라며 “태블릿PC 조작설에 대응을 해도 오히려 공격은 더 심해지는 현상을 보인다. 보도가 오히려 일종의 연료를 제공해주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 언론에서 나온 뉴스가 진실이냐, 소비자가 인정하느냐의 차원에서 보자면, 기존 언론의 영향은 과거보다 줄어든다고 본다”며 “언론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앞으로 올드 미디어는 대중매체로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믿을 만한 뉴스'가 아닌 '믿고 싶은 뉴스'만을 소비하는 시대로 변질되면서 기존 뉴스의 생산-소비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 사장은 끝으로 "이제는 올드 미디어가 된 기존의 매스미디어들이 이런 상황에서 생존하고 여전히 믿을 만한 뉴스를 생산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깊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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