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자연도 무사안녕 하기를..."
제주시에서 서부관광도로를 따라 한 30분쯤 달리다 보면 길 오른쪽에 선이 아주 고운 새별 오름이 미끈하게 서 있다.
들불축제때 그 많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텅 빈 새별 오름을 향해 천천히 걸으니 들불축제때의 빽빽했던 사람들이 사뭇 궁금해진다. 무사안녕의 마음으로 이 오름자락에서 어깨 맞닿았던 사람들 모두 무사안녕 하신지?
새별오름이란 이름은 저녁 하늘에 외롭게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도 있고, 또 여러개의 봉우리가 별처럼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도 있다. 새별오름은 효성악 또는 신성악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새별오름에 봄의 들꽃들이 한창이다.
솜방망이, 각시붓꽃, 할미꽃, 흰각시붓꽃, 산자고, 제비꽃 등등등...
새별오름에서의 또다른 아름다움은 아마 저녁 해넘이에 있다. 멀리 비양도가 보이는 쪽에서 바다와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하루를 조용히 접고 잠드는 오름들의 모습또한 장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 들불축제를 하며 군데군데 짚더미를 쌓아 불을 붙였던 자리는 꼭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처럼 뭉턱뭉턱 까맣게 흙이 드러나 있다. 그곳에 자라던 나무 또한 까만 숯으로 앙상하게 남아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았던 때는 석유를 부어 불이 붙도록 했던 자리인 듯 하다. 우리 인간의 하루 즐거운 놀이를 위하여 자연에 억지스런 행동을 한 흔적이다.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앞으로 이 새별오름 자락에서 헬기를 이용한 제주도 투어가 이루어지도록 이미 임시 헬기 기착장으로 허가가 나 있는 상태라 한다.
그러면 이곳에 인파가 몰려들고 또 다른 훼손이 이루어지지는 않을런지???
마치 아직 조용히 용서하는 대 자연의 마음인 것처럼.....
새별오름을 내려 올때쯤은 누구든 마음속으로 기원하게 되리라 "인간도 자연도 무사안녕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