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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석학인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75)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9일 오전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현장을 둘러봤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브루스 커밍스 교수, 2년만에 강정마을 방문...제주해군기지 동북아 긴장 유발 가능성 지적

한국 현대사의 세계적인 석학인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75)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제주해군기지는 중국을 겨냥한 시설로 동북아 긴장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4.3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은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9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곧바로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았다.

2년만에 강정마을을 방문한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차량을 타고 해군기지 주변을 돌아본 뒤 도보로 해군기지 동측에 위치한 멧부리 해안을 찾아 지난 세월의 변화를 직접 확인했다.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진행된 미사에도 참여해 성직자들에게 안부 인사를 건넸다. 이후 강정마을 평화센터를 방문해 2007년 이후 지난 10년간 투쟁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이 자리에서 “강정을 방문하게 돼 너무 기쁘다. 2015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사이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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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강정마을을 찾은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75)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해군기지 동측 멧부리 해안을 둘러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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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75)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가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선 강정마을 평화센터를 방문해 전시물을 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어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이 유사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동북아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해군기지 공사가 한창이던 2012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타이완을 두고 중미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제주기지를 전쟁에 동원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마을주민들을 향해서는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며 지난 10년간 투쟁해 온 것에 박수를 보낸다”며 “주민들이 환대해줘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간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장을 찾은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이 제주4.3사건 발생과 제주해군기지 건설에는 미국의 책임도 있다는 의견을 전하자 이에 대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4.3은 미국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제주4.3 당시와 현재는 다르다. 지금은 새 정부도 출범했고 민주주의시대로 국민 힘으로 현안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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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활동가 최성희씨(오른쪽)가 강정마을 평화센터에서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75)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왼쪽)에게 해군기지 관련 전시물을 소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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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왼쪽)이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75)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의 방문을 환영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 부회장은 이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에 대비해 해상봉쇄를 위한 미국의 추가적인 전략자산이 제주에 중점 배치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후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제주시로 이동해 오후 4시 라마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현대사에 관한 연구 내용 들을 발표한다. 오후 6시에는 제주4.3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한다.

제2회 4.3평화상 시상식은 지난 4월1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제주 방문을 위해 탑승한 항공기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서 긴급 회항해 6월로 미뤄졌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에서 제주도 인민위원회에 관해 서술하면서 제주4.3사건의 배경과 원인으로서 지역의 역사 문화적 공동체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방대한 미국정부 미공개 자료와 한국 내 사료를 기반으로 실증적 연구를 한 공로를 인정해 제2회 제주4.3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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