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문전성시'에 '현경대카드' 급부상…제주시장 무소속출마 가능성 짙어져

6·5 도지사 재선거와 관련, 지역정가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각 당의 공천 신청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예비후보군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특정 인사에 대한 추대 움직임까지 가시화되면서 대결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불출마로 선회한 경우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는 4일 공천 신청을 마감하는 열린우리당에선 진철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진 전국장은 1일 오전 25년간 재직한 서울시에 사직서를 낸 직후 제주로 달려와 저녁에는 입당과 함께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송재호 제주대교수는 일요일인 2일 오후 출마 발표를 감행했다. 3일 중앙당을 통해 경선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틀새 두명의 경선 후보를 맞아들인 열린우리당으로선 총선 압승이후 '노크'가 잦아진 '쏠림현상'을 톡톡히 실감한 셈이다.

여기에다 오재윤 제주도기획실장과 강승호 제주도당 대변인(부지부장)이 3일 출마의사를 밝힐 예정이어서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당사는 한마디로 '문전성시'를 예고하고 있다.

우근민 전 지사의 핵심 측근인 오 실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 앞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열린우리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당내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은 오는 8일까지 경선 방식을 정하기로 했다.

이와관련, 송재호 제주대교수는 "진성당원의 참여를 전제로한 국민참여경선이 바람직하다"고 의중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최근 이틀새 열린우리당보다 더 큰 변화를 느낄수 있다.

'현경대 카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제주대 강지용 교수가 불출마로 선회했다.

총선 석패후 '잠행'에 들어갔던 현 의원의 급부상은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의 강력한 천거에 따른 것이다.

그의 보좌관을 지낸 고동수 의원은 2일 "한나라당 도의원 13명이 현경대 의원의 도지사 후보 추대를 결의했다"며 "정작 현 의원은 곤혹스러워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을 '천직'처럼 여겼던 현 의원이지만,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와중에 추대 결의가 이뤄져 그의 출마 가능성은 짙어진 상태다.

3일 한나라당 경선 출마 기자회견이 예정됐던 강지용 제주대교수는 2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전·현지사 대법 판결 직후부터 출마설이 강력하게 나돌았던 한나라당의 강상주 서귀포시장의 경선 참여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공직 사퇴 시기가 문제일뿐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으나 도의원들의 현 의원 추대라는 변수와 맞닥뜨리게 됐다.

특히 도의원들은 출마설이 나도는 변정일 전 의원과 강시장을 만나 자신들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양 당의 후보군이 가시화되면서 대결구도 변화의 열쇠를 쥔 김태환 제주시장은 무소속으로 남을 공산이 짙어지고 있다. 더구나 그의 영입을 저울질해온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이 '현경대 카드'를 밀고갈 경우 선택의 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주변에선 '김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굳혔다'는 말들이 이날부터 흘러나왔다.

한 측근은 김 시장이 "모든 후보가 열린우리당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모든게 불투명해 보이지만, 앞으로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종국에는 '3파전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후보군의 면면이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관건이다.

총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도지사 재선거까지 석권하려는 열린우리당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친 한나라당의 '고지선점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편 최근 일부 언론에 제주지사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도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선거법상 '거주요건 제한' 규정에 묶여 출마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일 현재 60일 동안 자치단체 관할 구역(제주도)안에 거주해야 지사 출마가 가능하다"며 "특례 조항은 없으며, 선거법을 고치지 않는한 출마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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