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윤 전 기획관리실장 도지사 재선거 출마 선언...오늘 우리당 입당

제주도청 오재윤 기획관리실장(55)이 공직을 사퇴하고 6·5 도지사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일 사직서를 제출한 오 전 실장은 3일 오전 10시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열린우리당에 입당한다.

우근민 전 지사의 핵심측근인 오 전 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사직 상실에 따른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오래전부터 지사 출마를 꿈꿔온 사실도 밝혔다.

오 전 실장은 "도민이 선택한 도지사가 그 직을 상실하는, 사상 초유의 도정공백 사태가 발생하고 제주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을 보면서 심각한 고민을 했다"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재선거에 출마키로 했다"고 출마가 '고뇌에 찬 결단'임을 밝혔다.

그는 "도지사가 새로 바뀌면 자신의 업적 위주로 도정을 바꿔버려 지금까지 이뤄온 사업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제주도정 역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며 "자칫 했다간 제주도정 중단으로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를 귀중한 시간을 다시 쏟아부어야 한다"고 도정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6월5일은 '제주국제자유도시호'를 흔들림 없이 순항하게 될 동량을 뽑는 날"이라면서 "도정 시책을 잘 알고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이 나서 도정의 연속성을 잇고 화합과 상생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도정을 총괄·기획하고 조정하고 있는 제가 나선 것"이라며 "정치인처럼 말을 잘하거나 임기웅변식 논리는 부족하지만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와 도민을 위해 이 한몸 불사르겠다"며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을 아량으로 감싸달라"고 부탁했다.

성산읍 신풍리 출신의 오 전 실장은 제주상고와 방송대를 졸업했다. 지난 69년 공직과 인연을 맺어 국제통상협력실장, 98체전 기획단장, 총무과장, 자치경제국장,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방송대 제주지역총동문회장, 제주도테니스협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신사'로 통할 만큼 합리적이고 친화력도 있어 누구로부터도 싫지않은 평가를 받아온 그였지만 그렇다고 평소 잘 나서지도 않는 스타일로 인해 출마 선언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오 전 실장은 "그동안 표현을 못했을뿐"이라며 갑작스런 결정이 아님을 시사했다.

-우 전 지사의 대리전이란 시각이 있다.

   
"우지사 밑에서 계속 일을 하다보니 일부에서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도정을 책임져 보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사가 계시고, 더구나 재판에 계류된 상태에서 나설수 없었다. 그런데 우지사가 도중에 하차했고 국제자유도시, 4·3, 특별자치도 등 산적한 현안도 중단됐다. 그래서 지금이 때라고 판단했다"

-오래전부터 출마를 꿈꿔왔다는 얘긴가.

"속으로는 그렇다"

-최근 우 전 지사와 만나봤나.

"사퇴할 때 만났다. 부하직원으로서 만난 것 뿐이다"

-출마와 관련한 의견 교환은 없었나.

"없었다"

-그 이후에도 제주시내 모 식당에서 실·국장들이 우 전 지사와 만났다는 소문이 있다.

"송별모임이었으니까 만나긴 했다. 그러나 정치적 얘기는 전혀 오가지 않았다"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하려다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인가.

"우 전 지사가 하차하자마자 곧바로 출마한다는게 부하직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기자회견을 하려면 우선 공직을 사퇴해야 했기 때문이다"

-왜 열린우리당인가.

"제주도는 재정자립도가 30%수준 밖에 안된다. 그래서 여당을 택했다"

-원하는 경선방법이라도 있나.

"당이 알아서 하겠지만 여론조사 방식이 좋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당원이든 아니든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여론조사를 말한다. 그러면 공정하다고 본다"

-경선결과에 승복할 것인가.

"당연하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