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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영 영화감독 쓴 《엄마는 해녀입니다》 발간...스페인 미술작가 에바 알머슨과 협업

제주해녀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쓴 <물숨>의 감독 고희영 씨가 최근 해녀 그림책을 펴냈다. 스페인 미술작가와 함께 제주 해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든 《엄마는 해녀입니다》(난다)이다.

《엄마는 해녀...》는 고희영 감독이 글을 쓰고, 스페인 출신 미술작가 에바 알머슨이 그림을 그린 30쪽 분량의 그림책이다. 제주에서 태어나 다른 지역 도시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해녀가 된 '젊은 해녀' 채지애 씨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책은 어린아이의 눈높이에서 해녀 엄마와 해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매일 바닷속엘 들어가나요?”
“할머니의 그물은 엄마의 그물보다 왜 만날 더 늘어져 있는 걸까요”
“공기통은 편하고 안전한데 왜 안쓰는 거에요”

천진난만한 아이의 질문에 엄마와 할머니는 지혜롭게 해녀의 삶과 가치를 들려준다. 독립 프로듀서로서 ‘해녀’라는 소재로 TV 다큐, 영화 다큐를 제작한 고 씨는 《엄마는 해녀...》에서도 변함없는 해녀 사랑을 보여준다. 책은 비록 짧은 분량이지만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해녀의 위대함과 욕심 없이 자기 숨만큼 잠수하는 현실을 담았다. 여기에 에바 알머슨의 동글동글한 귀여운 그림체가 더해져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제주어 대신 표준어를 선택해 제주사람이 아니어도, 나이가 어려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고 씨는 글쓴이의 말에서 자신이 이 책을 완성하기 까지 인연이 닿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바다에서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는 해녀들의 아름다운 숨비소리가 전 세계 어린이들 마음에도 울려 펴졌으면 좋겠다”고 소개한다.

에바 알머슨 역시 “해녀 삼대의 이야기를 담은 본 책의 삽화를 그리게 된 것은 저에게 있어서 대단한 선물이었다”며 “가능한 한 정직하게 그리고자 노력했고, 제가 그토록 존경하는 이 여인들이 최대한 빛날 수 있게 애썼다”고 애정을 듬뿍 담았다.

《엄마는 해녀...》는 안현모 전 SBS 기자의 도움을 받아 영어로도 번역됐다. 제주해녀를 사랑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이 저자의 소망처럼 전 세계로 펴져나가길 바란다.

난다, 1만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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