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텅 비는 아파트 주차장 유료개방...9월 이후 현실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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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차 사회적경제 정책 콜로키움. 도심지역 주차난 해소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 제주의소리

제주 도심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열린 주차장’ 모델이 제시됐다. 관련 법제도 개선으로 공동주택 주차장 개방이 가능해지면서 제주지역 내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10일 오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차 사회적경제 정책 콜로키움의 주제는 주차문제. 극심한 도심 주차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분야 전문가부터 도의원, 교수, 기업가, 지역주민까지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제주시 노형동 과원북4길에 매장을 운영 중인 제주한살림 강순원 이사는 당국의 일방적인 주차 정책을 지적했다. 과원북4길은 원룸, 오피스텔, 대규모 아파트단지, 상가 등으로 주차난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강 이사는 “2015년 3월 제주도는 이면도로 상 최초로 CCTV를 설치하고 단속에 들어갔는데, 이는 공감대 없이 진행돼 지역상인들의 반발을 샀다”며 “설치 이후 주변 상가 매출은 20~50%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과원북4길 상가들은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작년 8월 제주도에 스마트공유주차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그 이후 진전은 없다.

이들이 제안한 스마트공유주차는 낮에 주차장이 텅 비는 인근 아파트 단지를 유료 주차장으로 만들어 인근 상인과 근로자들이 이용하고 밤에는 거꾸로 아파트 주민들이 상가들이 쓰는 주차장을 이용하게 하는 ‘상호 공유’가 핵심이다.

강 이사는 “단순 주차 시설 확충에만 집중해서는 극심한 주차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며 “당국만 주차문제를 짊어지고 가려고 하지 말고 민간이 같이 참여해서 풀어나가는 협치 모델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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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차 사회적경제 정책 콜로키움. 도심지역 주차난 해소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 제주의소리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제주스마트복지관과 공공임대아파트인 정든마을 1, 3단지가 추진하고 있는 열린 주차장 시범사업도 이와 비슷하다. 아파트 내 주차장을 평일 낮 시간 유료로 개방해 도심 주차난을 해소하고, 수익금은 입주민 복지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입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계다.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아파트 주차장 유료개방이 가능해지는 등 제도적 여건도 무르익었다.

송장희 제주스마트복지관 팀장은 “번화가 옆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정든마을은 낮 시간대 주차장이 비어있는데 이 곳을 개방하면서 수익사업화가 가능하다”며 “이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시설 환경개선 등에 각종 행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제안을 들은 교통관광기획단 양석훈 주무관은 “정말 좋은 제안”이라며 “(법제도가 마련되는)9월 이후 사업이 구체화되면 저희들도 (지원 방안을)적극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유진의 제주도의회 의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주민 공감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함께 가야 한다”며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열린 주차장 사업은 실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주)파킹클라우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각 주차장이 비어있는 지 여부를 알려주고 주차요금 자동계산까지 가능한 통합관리 시스템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콜로키움은 제주도가 주최,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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