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정원일기 제주기사-효종대 표지.jpg
제주학연구센터, 《승정원일기》 제주 기사 발행...일반인 이해하기 쉽게 번역, 홈페이지 게재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방대한 기록물 《승정원일기》 속 제주의 흔적을 만나보자.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는 최근 《승정원일기 제주기사 Ⅰ-효종대 편》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행물은 센터가 추진하는 제주역사 편찬사업의 일환이다. 효종 임금 재임 시기(1649~1659) 당시 승정원일기에 적힌 제주기사를 수집해 역주했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시대 왕명 출납을 담당하던 승정원의 일기체 기록이다. 국왕의 동정과 국정 운영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며, 정치의 주요 현안 자료나 지방에서 올린 상소문 등을 원문 그대로 수록한 1차 사료이다. 1999년 4월 국보 제303호로 지정됐고, 2001년 9월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다. 총 3245권에 무려 2억4250만자가 기록된 단일기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편년체 역사 기록물이다. 888권 5400만자의 《조선왕조실록》과 비교해도 무려 4배 이상에 달한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승정원일기의 제주기사를 모두 수집해 한문 원문, 한글 번역 및 주석까지 보충하는 역주 사업계획을 연차적으로 수립한 상태다. 이번 간행물은 그 첫 번째 작업.

본서의 역주 저본은 한국고전번역원 또는 국사편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승정원일기의 ‘원문 탈초본’으로 삼았다. 제주기사의 채록은 ‘제주(濟州), 정의(旌義), 대정(大靜), 추자(楸子), 탐라(耽羅)’의 5개 주제어를 검색해 수집했다. 

제주학연구센터 관계자는 “중복된 것을 제외한 효종대 제주기사는 총 147건이다. 동일 날짜의 기사 중 주제가 다른 내용을 별도의 기사로 계산하면 총 158건으로 확인된다. 이는 같은 시기 조선왕조실록에 담긴 제주기사 39건 보다 많다”며 “그 내용을 보면 ▲제주목사를 비롯한 삼읍 수령과 관련된 기사 ▲마정에 대한 기록 ▲감귤, 추복 등의 제주 특산물에 대한 진상 기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주에 파견되는 관리에 대해 제수 및 교체 등 선임 과정 전반에 대해 세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어 제주목민관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마정, 진상 등의 분야에서 자세한 사실도 기록돼 있어 향후 제주의 사회경제 분야에 대한 연구가 보다 활발히 이뤄지리라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승정원일기 제주기사를 모두 수집해 한문 원문과 한글 역주, 주석을 보강하고 왕대별로 묶어 책자로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제주학아카이브( www.jst.re.kr )에 탑재해 시민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에서는 지난 2001년 제주사정립사업추진협의회가 승정원일기 제주 기사를 정리했지만 번역없이 한문 원문만 제공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