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사진가 김수남기념사업회 발족...21일 서울 프레스센터

▲ 고 김수남 사진작가
평생 전국의 굿판을 담아 온 사진작가 김수남 사진작가를 추모하는 기념사업회가 열린다.

지난 2월 태국 신년맞이 축제 현장에서 세상을 등진 고인은 1970년대부터 잊혀져가는 우리 기층문화의 기록에 몰두해왔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특히 한국 전역을 돌며 굿판의 생생한 현장을 낱낱히 기록해 한국 무속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았다.

고인은 일본 홋카이도 히가시카와 마치에서 제정한 일본 최고의 국제 사진 상인 히가시카와(東川)상을 수상했으며 독일 베를린 시 주최 샤머니즘 나우(Shamanism now)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개인전을 가진바 있다.

또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특별 전시된 '한국의 책 100권'에 「한국의 굿」이 선정돼 출판될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1988년부터는 1년에 6개월씩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아시아인들의 삶과 문화를 찍어 왔다.

▲ 황해도 내림굿, 서울 석관동, 1981.일월성신을 모신 후 무아경에서 춤을 추는 새 만신.
그러한 고인의 업적과 작품세계를 기리기 위한 '김수남 기념사업회' 발기인 모임은 오는 21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갖는다.

발기인으로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대학시절 부터 민중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고 함께 몰려다녔던 채희안(부산대 교수), 김지하, 김민기(학전 대표) 등 40여명이 참여한다.

제주에서도 사진작가 서재철 자연사랑 갤러리 대표가 참여한다.

내년 2월 1주기에 맞춰 출범될 기념사업회는 '한국의 전통' '한국의 인물' '아시아의 전통'이라는 3개 주제를 갖고 고인의 다큐작품 300여점을 선보인다.

▲ 전라도 씻김굿, 전라남도 영광군 교촌리, 1982. 춤을 추고 축원해 가면서 일곱 고를 풀어 나간다. 고가 다 풀리면 식구들과 동네 사람들은 망자의 한이 풀렸다고 기뻐한다.
또 고인이 미처 공개하지 않고 남겨두었던 '한국의 인물시리즈' 중 100인의 인물전도 이날 선보일 예정이다.

1949년 제주 한림에서 출생한 고인은 연세대 지질학과를 졸업해 월간 세대, 동아일보사 사진부를 지냈으며 19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굿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해 사진집 '한국의 굿' 전 20권의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다.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경기도 양평의 갤러리 '와'에서 이를 정리하는 '한국의 굿:만신들'(1978~1997)전시회가 유작전이 되고 말았다.

작품집으로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열화당), '아름다움을 훔치다'(열림원), 한국의 굿(열화당, 전 20권), 사진집 제주도(전 3권), '한국의 탈, 탈춤'(행림출판, 전 2권), '제주바다와 잠수의 4계'(공저. 한길사), '풍물굿(평민사), '흐르는 섬'(공저.행림출판) 등을 남겼다.

▲ 제주도 무혼굿, 제주도 북제주군 고산리, 1981. 망자의 넋을 건지는 심방. 죽은 이가 생전에 입었던 옷 혹은 짚으로 초메장(시체 만 드는 일)한 것을 등에 지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망자가 죽은 대서양을 향해 죽은 이의 이름을 세 번(三魂)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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