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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학연구소와 한국무속학회가 공동주최하고 제주학연구센터가 주최하는 ‘현용준 선생의 학문세계’ 공동학술대회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제주대학교 서귀포연수원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학연구소·한국무속학회·제주학연구센터, ‘현용준의 학문세계’ 학술대회 개최

제주도 민속·무속·신화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원로 민속학자 고(故) 현용준 전 제주대명예교수의 학문세계를 조명하는 학회가 개최돼 주목된다. 

제주학연구소와 한국무속학회가 공동주최하고 제주학연구센터가 주최하는 ‘현용준 선생의 학문세계’ 공동학술대회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제주대학교 서귀포연수원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 10월24일 숙환으로 별세한 현용준 선생의 1주기를 두달여 앞두고, 그의 생애와 학문세계, 제주어 연구 등을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제1부 순서인 ‘현용준 선생의 생애’는 그의 장남이자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을 지낸 현승환 제주대학교 교수가, ‘현용준 선생과 그의 학문세계와의 만남’은 이수자 중앙대 교수가 각각 조명했다. 

제2부에선 그의 본풀이 연구성과, 제주 무속연구 검토, 현용준의 학문적 위상, 생활민속 연구 전개, 제주방언 연구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주목한 현용준 선생의 학문세계를 집중 조명했다.  

이어 제3부인 현용준 선생과 한국의 신화·무속연구에선 무속 기록의 엄정함과 총합성, 무속을 중심으로 한 물질문화 연구, 후기 저서에 나타난 미해결 과제의 양상과 의의, 제주도 민담의 가치와 의의 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 

현용준 선생이 채록한 자료는 한국 신화의 세계가 건국신화에 머물던 학계를 일깨우고 창세신화, 저승신화, 곡물의 기원 신화 등 대표적인 세계 3대 신화를 포함해 원시적, 고대적 사유체계를 검증할 수 있는 신기원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현용준 선생의 연구 자료를 한국의 많은 연구자들과 공유하면서 공조체제를 이루어 심도 있게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제주신화를 내장하고 있는 제주 굿을 한반도의 학자들에게도 공개해 제주도 본풀이의 독점이 아닌, 제주학 관계자들의 열린 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제주도 민속·무속·신화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현용준 선생은 1934년생으로 제주대 국문학과를 나와 제주대 교수를 지내며 초대 제주대 민속박물관장, 제주대도서관장, 탐라문화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예총 제주도지부장, 제주도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동안 문화예술 분야에 헌신했고 1982년엔 ‘제주도 무속 연구’ 논문으로 사회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당초 제주 용담동 내왓당에 모셔졌던 무신도 10폭(현재 국가 중요민속자료)을 제주대에 옮겨 전시했고,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설립에도 헌신했다. ‘칠머리당굿’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신청, 제75호로 지정받는 등 제주도 문화재와 민속 보존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제주무속을 심층 연구해 20여 권을 저술했는데 심방을 ‘의사빙의적인 샤먼’으로 성격 규정하고 북방 샤머니즘과 남방 샤머니즘이 결합됐다는 문화사적 계통론을 규명했다. 이밖에 제주도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을 채록하고 보급하는데 평생을 바쳐오다 지난해 86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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