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탐라순담(耽羅巡談)] (14) 김경배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탐라순담[耽羅巡談] 열네 번째 이야기꾼은  제2공항 계획에 포함돼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인 김경배 씨다.

지난 5일 오후5시30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김 씨의 자택에서 진행된 이번 탐라순담의 주제는 ‘살던 대로 살고 싶다’. 제주참여환경연대의 휴먼라이브러리와 함께 진행됐다.

지난 2016년 11월 제주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되자 김 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부지에 그의 집이 포함되어 있었던 탓이다. 도유지도, 국유지도 아닌 주민들이 일평생 농사를 짓고, 터전을 일구며 살아오던 지역이다. 계획대로라면 난산리 170가구 가운데 150가구가 살던 곳을 잃게 된다.

그가 생업을 제쳐두고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목소리를 내게 된 것도 이 같은 까닭에서다. 내 집과 우리 마을이 하루아침에 유린당하는 것도 참기 어려웠지만 건설 확정 발표도 아닌데 ‘환영’, ‘축하’ 현수막이 내걸려 있는 상황도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게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청와대와 국회, 국토부, 제주도청 등을 다니며 1인 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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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라순담 열네 번째 순서는 '살던 대로 살고 싶다'를 주제로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인 김경배 씨를 만났다.

박유라 제주참여환경연대 정책팀장 (사회)

: 우리 제주참여환경연대도 제2공항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 기회에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싶어서 오게 됐다. 자기 소개를 간단하게 해 달라.

신정수 인류학 박사과정

: 인류학을 공부하고 있다. 

양원영 제주도립미술관 주무관

: 제주도립미술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백영경 방송통신대학 문화교양학과 교수

: 방송통신대학에서 일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SSK연구단과도 함께 하고 있다. 제2공항 처음 이야기 나왔을 땐 저러다가 정말 들어오면 어쩌나 했는데 정권도 바뀌니 막았으면 한다. 

정영신 제주대학교 SSK연구단 전임연구원

: 제주대학교에서 공동자원을 연구하고 있다. 제주의 숲이나 바다 공동목장을 공동자원이라 부르면서 보존하고 지키고 지속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 원래는 제주시에서 만나려다가 우겨서 이곳으로 오게 됐다. 휴먼라이브러리가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니, 어떻게 사는지 여기에 와봐야 참여자들도 느낄 것 같았다. 거대담론이지만 개인의 삶으로 이웃의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김경배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제주도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집, 우리 마을이 유린당하는 게 억울해서 투쟁하다 보니 우리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항이 들어오면 제주 전체의 문제로 퍼지는 게 안타깝다.

김예환 제주참여환경연대 활동가

: 제주참여환경연대 활동가이다. 어떤 마음으로 활동하고 이야기하는지 알게 될 거 같다. 오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와봤다. 

박유라

: 요즘 주민들의 생활은 좀 어떤가?

김경배

: 날벼락 같은 발표가 날 때와 별 다른 게 없다. 이 주변이 전부 공항 부지가 들어와 쫓겨나는 상황이다. 우리 마을은 아직 때가 덜 묻은 모습이다. 제2공항이 들어서면서 제주도의 값어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첫 발표 났을 때에는 4개 마을이 쫓겨나는 상황이었다. 제주도민도 지켜야하고 제주 자연도 걱정해야하는데, 발표가 나던 날 도지사는 환영 성명을 냈다. 그게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도지사가 다니는 행사에 열심히 따라다니고 그랬다. 나같은 일반 도민들도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는데 제주도의 정치를 책임지는 사람이 그렇다는 게 가장 억울하다. 

지금도 늘 마음은 1인 시위를 하고 싶지만 힘든 부분이 있다. 있는 돈까지 털어가면서 하다 보니 돈보다도 정신적으로 힘이 들었다. 다시 일한지는 한 달 됐다. 우리 마을을 보면 약 170가구 가운데 150가구가 이주 대상이다. 마을이 없어지는 거다. 조금이라도 알리고 동참시키려고 하고 있다. 

박유라

: 우리 단체는 돌아가면서 시위를 하는데, 혼자서 외롭고 춥고 힘들게 시위를 해왔다. 대단하다. 어디어디에 다녔나?

김경배

: 주변사람들에게 나처럼 생업을 접고 하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다들 생업이 바쁘다 보니,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청와대, 국회에도 가고 (당시)새누리당 당사에도 갔었다. 청와대나 국토부는 한 달 이상 다니기도 했다. 국회나 새누리당은 일주일씩 있었다. 현수막도 들고 전단지도 만들어 돌리고 했지만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그 사람들은 관심 밖이다. 어쩌이찌 (새누리)당 대표에게 간신히 올려 보냈는데, 봤는지는 모르겠다.

박유라

: 도지사가 관심 갖고 이야기를 듣거나 그런 적은 없었나?

김경배 

: 2016년 1월이었나, 초반이었는데 기자들을 끼지 않는 조건으로 단독 면담을 했다. 5분 이야기를 하는데 지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충격이었다. ‘뭘 원하냐’고 물었다. 개인적인 이득 챙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고 박차고 나와 버렸다. 

박유라

: 마을에도 찬성과 반대가 있지 않나?

김경배

: 마을 전체가 다 결사반대하는 상황인데, 한 이장이 다른 행동을 하면서 분위기가 갈려있기는 하다. 그래도 반대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서 대외적인 입장은 ‘공항 들어오면 큰일난다’이다.

박유라

: 제2공항이 들어오면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경배

: 4개 마을 주민들 거의 대부분이 터전을 다 놓고 떠나야 한다. 그게 제일 문제다. 부지 선정 과정에 사전타당성용역 결과도 그 입장 그대로 오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도 마음대로 진행시키더나, 전략환경평가, 기본계획 다 들어가 버렸다. 처음부터 부지선정 자체 원천 무효이고 그 의혹이 해결되기 전엔 못 간다고 계속 말하고 있다. 기본계획 수립이 들어가면서 예산이 통과됐는데 토지수용 주민, 소음 피해지역 주민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리와는 단 한 번도 논의 없이 말 그대로 꼼수로 진행되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내년 7월까지인데 벌써 기본계획 들어가야 한다고 도에서 추진하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하는데 우리쪽 전문가를 포함해 진행하겠다고 설명하러 왔다는 거다. 여기는 동굴조사나 그 전에 부지가 이쪽으로 선정된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걸 해결하라고 했는데, 제일 마지막인 동굴만 가지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건 원래 기본계획 수립되고, 평가대상이 기본계획인 상태에서 공항의 부지가 맞는지 아닌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환경피해최소화 방안을 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절차가 한 단계 더 들어가면서 기본계획 수립되고 실시 설계가 들어가게 되는 거다.

박유라

: 오름을 절개한다, 안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나?

김경배 

: 예비타당성 세부 공개를 하지 않은 상태다. 분명히 KDI의 발표로는 오름을 자르지 않는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로 오름을 자르지 않겠다고 하는지. 거기엔 엄청난 내용이 들어있을 것 같다. 너무 예민한 내용이 있어선지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요약본은 공개한 상태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홍영철

: 이게 무슨 이야기냐고 하면 비행기가 내리려다가 못 내리면 급선회를 해야 한다. 고도를 빨리 높여야 하는데, 오름이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바다쪽으로는 대수산봉, 한라산쪽으로는 9개 오름이 있다. 그래서 대수산봉 하나만 잘라야한다고 했다가, 다시 그것도 안 잘라도 된다고 하는 상황이다.

김경배

: 제주공항은 바다쪽으로 걸리는 거 없이 트여있다. 여기선 이쪽저쪽 못 움직이고 위험상황에서 최악이다.

백영경

: 그런 공항을 왜 만드는 것일까?

홍영철

: 갈수록 군사공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문이다. 제2공항의 활용은 피크를 대비해서 만드는 거 아니냐. 관광객들도 대부분 제주시를 선호할 텐데 피크때를 제외하고 여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만들어놓은 건 어떻게 하냐? 군사공항으로라도 써야지.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사천, 무안이 비슷한 경우다. 군사공항은 활주로도 짧고, 선회 반경도 작다. 

김경배

: 전투기는 뜨자마자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2km로 뜰 수 있다고 한다. 항로가 정해진 게 아니라고 한다. 여객기는 크게 돌아야 하니 문제다.

(오름을 가리키며) 마을 위에 오름이 어렴풋이 보인다. 유건에오름을 100m를 잘라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마을 형상이 언덕으로 둘러쳐져 있다. 저 오름이 걸린다는 건 이 언덕들도 다 걸리는 거다. 유건에오름. 모구리오름, 통오름, 독자봉 등 난산리에 있는 오름들은 다 걸린다. 이렇게 무식한 방법으로 진행시키고 있는 이유가 거의 군사공항이어서 그런 거 아니겠나. 공군참모총장이 제2공항에 구조탐색부대 포함시키려고 하는데 내년에 부지선정용역을 하고, 그거 말고도 제일 중요한 건 알뜨르비행장이 1.5km 정도 나와 있는데, 1.2km밖에 안 나온다. 군사공항으로는 접근 훈련만 가능한 상황이다. 제주도와 국토부와 국방부가 협약한 건 알뜨르를 제주도로 넘겨주는 조건으로 제2공항을 짓는다는 내용이 있다. 실제로 제주특별법 235종조에 보면 알뜨르가 아니라 애매하게 서귀포시 소재의 국유지를 대체재산 조건으로 제주도로 이양한다고 되어있다. 명색이 알뜨르비행장이 군사공항인데, 대체재산이 무엇이겠나? 제주공항에도 헬기 몇 대, 수송기 몇 대가 뜨고 내리는데 그런데 그걸 쓰려고 구조탐색부대가 들어온다? 제주공항이 100만 평인데, 여기 예상부지는 150만 평이다. 나머지를 군사 활주로로 보고 있다. 제2공항이 확정돼 버리면 구조탐색부대가 쓸 4~50만평 기지가 만들어지면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걸 막을 방법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확정되기 전에 어떻게든 막아내야 한다. 

박유라

: 처음에 발표 나고서 곳곳에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많이 붙었다.

김경배

: '제2공항 환영'이라고 되어있었다. 도청 현관에도 큼지막하게 걸려있었다. 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그 현수막 보면 피가 거꾸로 솟았다. 그 때 확정된 것이 뭐가 있었나? 예비타당성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 주민들의 동의 절차도 얻어야하는데 ‘확정 환영’이라고 써 붙여 있었다. 반대 분위기를 내몰려고 했던 것이다. 번영로변 골프장 입구에도 붙어있는 걸 항의해서 떼기도 했다.

백영경

: 지난 대선 당시에 안철수 후보가 ‘제2공항 조속하게 건설한다’고 큼지막하게 걸어놓은 적도 있다. 

홍영철

: 공항인프라 추진자문위원이었다. 용역이 발주하면서 과업지시서라고 해서, 용역할 부분이 어떤 내용이었나 하면 지금의 공항을 확충하느냐, 아니면 지금 공항을 없애고 새로운 공항을 만드느냐, 지금을 유지하면서 제2공항을 만드느냐를 다뤘다. 최적 대안이 무엇이냐는 걸 연구하는 용역이었다.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이 나와서 하는 걸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후에도 그런 용역 과정에 내용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따져도 묵묵무답이다.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반응했다. 알려지고 나면 땅값 오르고 그런 핑계정도 얘기하는데. 공항 부지를 선정하고 공항에 대한 평점을 매기는데 주민수용성-주민들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인데, 주민들은 발표하는 날에야 알았던 것이다. 

김경배

: 제주도 백년대계인데 현재의 공항을 확장하는 게 좋을지, 제대로 된 도민 여론을 수렴하고 공론화과정도 거쳐야하는데 불과 발표나기 몇 개월 전에 원 지사가 신공항안을 배제해달라고, 현재의 공항을 폐쇄하면 그 주변 상권이 무너지고 피해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가 무엇이냐면 공항 주변에 렌터카 업체들이 많을 텐데, 그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해서 용역진에게 공식적으로 요청을 했다. 

군사공항 이야기를 하니까, 정석비행장이 배제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안개일수, 국책사업에 사전타당성을 하면서 공인되지 않은 자료를 가지고 그걸 써버렸다. 그 이유를 보니까 2004년에 이미 민/군으로 정석비행장을 활용하려는 걸 대한항공에서 거부를 했다. 사전타당성용역에 정석비행장은 군사공항에 같이 쓸 수 없다고 거부해서 불가하다고 쓸 수 없으니 사기에 가까운 용역 결과를 만들었다. 군사공항이 필요해서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다. 군사공항이 오면 성산읍만의 문제가 아니라 활주로 끝에서 15km가 군사지역이다. 표선과 세화도 영향을 받는 계획이다.

홍영철 

: 공군기 소음은 상상을 초월한다. 소음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15km를 군사지역으로 지정되는 문제도 있다. 

김경배

: 해군기지에 이어서 제주도가 군사기지화되는 것이다. 공군군사비행장이 들어서면 미사일, 레이더기지도 있어야 하지, 여기저기에 군사시설로 묶으면서 주민들은 쫓겨나야 하고 개발이 제한되고 끝도 없이 진행될 것이다.

홍영철

: 해군기지가 생기면 공군기지가 필수적이다. 항공모함위에 비행기를 실어놓으면 안 돼서 땅에 내려놔야 한다고 반드시 공군기지가 있어야한다고 이야기한다. 강정도 항공모함이 들어오는 규격에 맞게 설계에 보면 있다. 그런 부분들이 해군기지와도 관계가 있을 수 있다.

백영경

: 그걸 생각하면 강정과는 알뜨르가 더 가까울 텐데 말이다.

김경배

: 1.5km 나와야하는데 1.2km뿐이다. 1986년 도민들이 반대해서 무산됐다. 군사공항으로는 어디든 가지 못하겠다. 그래서 이름을 바꿔서 구조탐색부대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공항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25년 전부터 나왔다. 알뜨르비행장 150만 평 실패 이후 1992년도에 국토부장관과 국방부장관, 제주도지사가 협약을 해서 제2공항을 지을 때 무조건 군사공항도 짓는다는 협약이 있다. 정석비행장도 실패하고 하니, 사람들을 속여야겠다 싶었던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신도 등고선을 가지고 신도특구라고 했던 게 들통났다. 신도와 우리는 환경점수에서만 차이가 났다. 우리는 만점, 일출봉, 오름, 용암동굴. 신도리는 거의 20점 만점에 5점을 줬다. 

박유라

: 우리가 싫다고 해도 절차는 진행되고 있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허무하고 힘들어진다. 마을주민들은 더 그러지 않을까. 계속 하다 보면 지쳐갈 텐데.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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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이자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김경배 씨.

김경배

: 이번에 가장 결정적으로, 국장과 국토부 담당자와 기본계획수립에 들어가기 위해 올해 4월에 왔는데 4개 마을 사람들이 가서 반발한 적이 있다. 그게 무산되고 돌아가면서 도청 공무원들이 이장들을 만나면서 간담회라고 해놓고 2명 이장이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뭔지 모르고 발언에 빨리 해달라고 요청을 해버렸다. 우리가 2년 동안 피터지게 격한 말로 거의 싸우다시피, 그거 하나 가지고 버티고 있었는데 그렇게 요청하면서 제주도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요구한다고 국토부로 공문이 갔다. 

우리가 물고 늘어지려고 하고 있다. 수산, 신산, 온평 등 마을별로 돌면서 설명회를 하려는 것도 무산됐다. 아마 쉽게 진행시키지는 못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국책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이야기했는데, 부지선정 과정에 부실 용역 발표 나면서도 지역주민과 국토부공무원과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누거나 동의를 받아서 진행된 건 하나도 없다. 전 정권에서 한 거 다 들여다보지 앟았나. 위안부, 옥시 살균제 문제, 세월호 문제 전부 다 보는데 우리 것만 들여다보지 않는 게 억울하다. 

박유라

: 문제가 확실하게 있는 것인데, 이야기를 해도 제주도나 국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화가 난다. 고발도 주민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하는 건데. 

김경배

: 제일 문제는 제주도에 공항이 하나 더 들어오면 제주도 미래는 정말 재앙으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없는 것이다. 도민행동이 결성돼 있는데 정치인들만 제주도의 미래가 없다는 걸 느끼면서도 모른 척 한다. 지지자나, 들어서면 덕을 볼 사람들을 의식해야 해서 그렇다. 

박유라

: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이후로 일상이 많이 바뀌었을 거 같다. 난 그냥 살고 있을 뿐인데.

김경배

: 이 땅이 너무 좋아서, 건설업에 오래 있었지만 돈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이것(집)만 있으면 만족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뺏기게 되니 받아들일 수가 없다. 나만의 문제인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제주도 관광객 1500만 명이라는데 하루가 다르게 난개발이 심각해지고 있다. 제주시를 다니든 서귀포를 다니든지 변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농사짓던 사람들이 농사짓고, 터전 일구던 사람들이 그대로 사는 게 가장 좋은데 관광업에 관련된 시설들이 많이 들어선 게 안타깝다. 이건 시작에 불과한 것일 테다. 

2030년엔 관광객 4500만 명을 보고 있지 않나. 공항이 하나 더 지어지고 4500만 명이 들어오면 재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오라관광단지처럼 대형외국자본들이 투자하지 않았나. 공항이 들어서는 걸 전제로 투자하는 걸로 보고 있다. 혼자 열심히 그렇게 (시위)했던 것도 그 생각이었다.

박유라 

: 정원이 너무 아름답다. 일일이 가꾼 것인지?

김경배 

: 제주도 토종수만 심었다. 일 다녀와서 평상에 올라가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마을을 내려다보는 야경이 좋다. 여기 대부분 사람들이 삶의 터전이다. 나는 농사는 짓지 않지만 대부분 옆집만 봐도 7000평, 그 옆에 1만 평이다. 오로지 이거 하나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 동네 사람들은 노지와 하우스 감귤, 무 농사를 주로 많이 한다.

홍영철

: 부지 중 외지인이 갖고 있는 부지도 많지 않나?

김경배

: 아마 꽤 많을 것이다.

신정수

: 아주 외부의 사람들은 주민들이 소통하지 않고, 왜 설명회를 무산시키냐 말을 하기도 한다. 반대를 하려면 오히려 가서, 다 같이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것이다. 무산시키는 이유가 아까 말한 절차를 하나씩 해결했다는 명분을 주지 않으려는 건지?

김경배

: 누차 말한 것처럼 1월 7일 용역 결과가 나왔다. 그걸 유심히 들여다봤더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였다. 첫 단추가 잘못됐는데 그 다음 단추를 끼우려는 걸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예비타당성조사 나오기도 전에 도에서는 주변발전계획 용역까지 내보낸 상태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는데. 그래서 우리는 거부하는 것이다. 

홍영철

: 참석하고 나면, 의견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김경배

: 기존 공항의 인프라가 확충되어야한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제2공항이 필요한지 누가 물은 적도 없다. 우리가 신도로 가는 걸 찬성했다고도 할 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발표 나서,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는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홍영철

: 2012년에도 용역을 했다. 그땐 후보에도 아예 없었다. 맨 처음에 신산비행장이라고 해서 해안가로 해서 하나 있었다. 

백영경

: 여기로 결정된 이유가 뭔가?

홍영철

: 처음엔 정석과 신산 바닷가가 공역이 겹친다고 해서 그렇게 됐다고 설명을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정석비행장 하루 8번이 오고 내리는데. 제주공항이 있으니 아주 많이 슬럿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 조정이 가능할 텐데. 이건 바다도 아니고 양 쪽 다 문제인 것이다. 신산이 문제가 되는 건 일출봉하고 하도철새도래지 이런 부분들이 제가 보기엔 일출봉이 크지 않았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주변에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김경배

: 해안매립형이 가장 좋다. 해안에 접해있어야 하는데 여긴 내륙형이니 다 걸려버린다. 백년대계라고 하면서, 멋있는 공항이라면서 말은 해놓고 위험한 공항이다. 공항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70%라는 기사를 봤다. 마음이라도 합쳐주고 우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인데 우리는 우리 목소리를 내갈 것이다. 많이 응원해주면 좋겠다.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되면 막을 길이 없다. 고향 마을이 없어질지언정 넓은 땅 가진 사람들은 나에게 닥칠 일 아니니 신경쓰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난산리 마을만이 아니라 위 지역도 안전한 지역도 없다고 불리한 내용은 귀를 닫는다. 계속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의 활동 유심히 잘 좀 봐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난산리의 오름들이 없어지면 역할을 할 수 있는 땅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나무도 잘라내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얘기하면 마음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다. 

박유라 

: 공항이 들어서게 된다면 가장 아까운 게 무엇인가?

김경배

: 성산읍은 영원한 고향이다. 있는 그대로 자연 자원이고 그대로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줘야 할 자산이다. 그게 사라진다는 게 내가 가진 걸 떠나서 안타깝다. 공항이 들어서면 동쪽으로 쳐다보지 못할 것 같다. 내 주변 마을이 묻히고 소음에 덮인다면 제주도에 살기도 힘들 것 같다. 그만큼 존재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자산이고 재산이다. 제주에서도 몇 번째로 꼽을만한 조용하고 때 묻지 않은 곳이라 자부하고 살았다. 우리 4개 마을 땅이 국유지인가? 도유지인가? 일방적으로 유린당하는 게 안타깝다.

홍영철

: 관광업계가 이미 짜여져 있기도 한데, 지금도 피크 때만 보고, 그 때를 대비해야 되지 않느냐고 한다. 피크라는 건 몇 날 안 되는데 업계의 몸집을 늘리려고 한다. 그만큼 인프라를 늘려야한다는 것으로 가버린다. ‘제주도는 관광 아님 못 살아’, 이렇게 이야기한다. ‘관광 아님 뭐 먹고 살래?’ 그게 가장 큰 도민들을 누르고 있는 것인데 이것부터 다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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