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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계유산본부 시료 확인 결과 파이토플라스마 검출...도내 4000여그루 나무주사 방제

<제주의소리>가 6월8일 보도한 <신종미생물 제주 습격 천연기념물 담팔수를 살려라> 기사와 관련해 천연기념물 제163호인 천지연 담팔수 자생지가 위황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서호동 천지연 폭포에 위치한 담팔수 자생지의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파이토플라스마(위황병) 감염으로 나타나 방제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천지연 담팔수는 담팔수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지역에 위치해 식물분포학상 연구가치가 높다. 담팔수는 추위에 약해 국내에서는 제주도 일대가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1964년 천연기념물 지정당시 9m 높이의 담팔수 5그루가 천지연 폭포 언덕에 자라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현재는 5그루가 어느 나무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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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당시 담팔수에 표식을 하지 않았고 50여년 사이 인근에 담팔수들이 추가로 자라났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이들 나무 중 일부가 고사돼 주변 나무들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도는 올해 5월 한라산연구부, 국립산림과학원(이선근 박사팀), 전북대학교(한상섭 교수팀) 공동조사를 통해 도내 담팔수 고사 원인인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를 발견했다.

신종미생물인 파이토플라스마는 증식을 통해 양분과 수분통로를 막아 식물을 고사시킨다. 곤충에 기생해 다른 나무로 이동하면서 주변 나무들도 감염시키는 특징이 있다.

제주의 경우 2013년 서귀포시 신시가지에서 처음 담팔수 고사 현상이 확인된 이후 현재는 자생지는 물론 주요 도심지까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77년 故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조성된 신제주 건설사업 당시 심어진 제주시 신대로 담팔수의 경우 고사가 빨라 이미 10여그루가 잘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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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올초 한라수목원과 신대로, 연삼로 방제시험을 통해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과 영양제 투입으로 고사중인 나무가 회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사 원인이 위황병으로 판명나면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문화재 지방검토를 통해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시설과 달리 수목사업의 경우 국가가 아닌 지방검토로 사업이 가능하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시료 검사 결과 위황병이 확인되면서 담팔수 자생지 80여 그루에 대해 모두 나무주사를 넣기로 했다”며 “이후 지목적인 모니터링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도 관내 고사중인 담팔수를 살리기 위해 방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두 행정시는 현재까지 위황병으로 담팔수 각 90여그루씩 모두 180여 그루를 잘라냈다.

담팔수를 지키기 위해 제주시는 신대로와 용문로, 용해로 등 2000여 그루에 대해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서귀포시도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담팔수 1900그루에 대해 방제를 진행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수관주사와 영양제 등을 투입한 이후 추가적인 고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가을철에도 지속적으로 생육 상태를 확인해 나무들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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