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기 서울시관광협회장,제주관광산업에 쓴소리"중산간 개발 이제 그만…공무원 사고 이젠 바꿔라"

▲ 김재기 회장
김재기 서울시관광협회장이 1천만명 관광객 유치를 꿈꾸는 제주에 따끔한 충고를  했다. 

김재기 회장은 22일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학회가 주관한 제주방문의 해 워크숍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제주도 공무원들과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들어야 할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김 회장은 주택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역임한 금융전문가이자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 한국방문의해 추진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은 관광전문가이도 하다. 현재는 한국씨름연맹총쟁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제주특별자치도 1000만 방문객 수용을 대비한 도민역량의 강화'란 기조강연을 통해 "제주도의 관광개발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보전하면서, 개발이익이 반드시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이익 주민들에게 반드시 돌아가야...제주 천혜환경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 있어"

흔히 제주도민들이 투자자와 기업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유난히 '생태계 보전'만을 고집한다는 개발드라이브를 주창하는 일부 공무원들과 관광업계의 생각과는 전혀 딴 판이었다.

김 회장은 "중산간을 마구잡이로 개발해 곶자왈을 훼손하면서 골프장을 만들고, 관광객을 유인한다는 명분으로 리조트를 개발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은 이제 지양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제주 천혜의 자연생태계를 훌륭하게 보전·관리해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서 물려줄 의무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개발지상주의 관광정책에 역발상을 요구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과 한국방문의해 추진위 부위원장을 맡아 누구보다도 세계관광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김 회장은 "요즘 세계관광의 패턴은 자연생태계에 대한 관심으로 지속가능한 관광개발과 함께 이른바 'New Tourism(새로운 관광)'이 부상하고 있다'면서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체험하는 자연친화적 관광행태를 중심으로 한'New Tourism' 패턴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자연과 공유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을 주문했다.

"좋은 시설, 값싼 요금으로 관광객 오지 않아…질 높은 서비스 보증해야"

김 회장은 이어 제주도민들에게도 지금까지의 생각을 바꿀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제주도민의 많은 분들이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관광사업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은 외부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면서 "이 같은 인식은 관광객들을 대하는 서비스 마인드 부족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 제주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든다"고 충고했다.  그리고는 "제주관광의 진정한 경쟁력은 결국 도민들의 진지한 자세에 있다"면서 "좋은 시설이나 값싼 요금 등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로 깊은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다시 찾아오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일본인들은 고객을 '사마'라고 부르며 마치 신(神)을 모시듯 연신 90도로 절을 하며 손님을 모신다"면서 "그들의 상냥한 웃음과 청결, 정직, 친절이 살인적인 물가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으며, 일본을 세계 일류국가로 만들었다"는 말로 제주도민들에게 친절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제주라는 지역이미지는 박리다매의 여행상품이 즐비한 대중 관광지가 아니라 관광레저 상품의 서비스 질이 보증되는 고급휴양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이를 위해 효율적인 교육 홍보활동을 통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관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서비스 마인드를 충분히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도시 '구원투수'인 특별자치도, 제역할 할지 의문...자유도시 5년 교훈 망각 말아야"

김 회장은 제주특별자치도가 당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제주의 새역사를 써나갈 제주특별자치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주도민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한 그는 "그러나 5년째 접어든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백화점식 비전 제시와 실천전략의 부재로 그 꿈의 실현이 가물거리고 있다"며 "좌초위기에 몰린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호의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는 아직껏 미지수"라고 퀘스천마크를 달았다.

김 회장은 "중간보고된 제주국제자유도시 보완계획은 여전히 국제자유도시 개발전략의 백화점식 나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을 하고는 "이는 나열과 분산이 아닌 경쟁력있는 비전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실천력의 담보라는 국제자유도시 5년차의 교훈을 망각하지 않고 있는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도 미래청사진의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정환경과 제주고유문화를 바탕으로 한 역동적 차별화와 핵심전략산업의 발굴·육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 자신 여러분만큼이나 제주를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감히 제안하겠다"고 말한 그는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선구자적 섬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속한 국토의 일부라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하게 세계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를 초월한 세계화를 강조한 셈이다.

"공직사회가 먼저 관료화된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두번째로 그는 "전 제주도민이나 관광종사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관광문화 교육기관'을 설립해 지역주민들 끊임없이 교육시키고 관광종사원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제주도 공무원들에게도 지금까지의 관료화된 생각을 과감히 버릴 것을 당부했다.

"제주도 전체 주민들의 관광요원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오랜 관료의식에 물들어 있는 공직사회의 과감한 의식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목표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특별자치도에 근무하는 공무원들 또한 관광호텔 또는 여행사에 근무하는 관광종사자 수준의 서비스 마인드와 외국어 실력을 갖추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방향으로 과감한 자세전환 의지를 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제주특별자치도의 도정 책임을 맡은 사람은 분명 지역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도지사로, 도지사에게 도정 전체에 대한 책임을 맡기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에 대한 책임은 세계 유명 리조트 개발책임을 맡은 경험이 있거나 유사한 개발경험을 가진 전문 CEO를 과감하게 영입해 책임과 권한을 맡김으로써 도지사를 훌륭하게 보좌하도록 해야 한다"며 관광분야의 전문 CEO영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유능한 CEO를 영입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제주지역의 인재를 발굴해 제주특별자치도의 미래를 경영해 나갈 최고경영자로 키워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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