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250일] ① 제주도지사 선거, 자천타천 14명 ‘창과 방패’ 싸움 예고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을 비롯해 ‘풀뿌리’ 지방권력을 선출하는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내년 6월13일 치러진다. 제주에서도 여론 향배의 1차 가늠자가 될 추석민심을 잡기 위한 ‘풀뿌리 일꾼’들의 물밑 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추석 밥상머리에 올릴 선거이야기를 7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제주도지사 선거 누가 뛰나?
2. 제주도지사 선거 관전 포인트는
3. 제주도의원 선거(제주시) 누가 뛰나?
4. 제주도의원 선거(서귀포시) 누가 뛰나?
5. 도의원선거 관전 포인트 및 변수는?
6. 제주도교육감선거 누가 뛰나?
7. 교육의원 선거 누가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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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Z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강기탁, 강창일, 김우남, 문대림, 박희수, 바른정당 원희룡, 국민의당 강상주, 자유한국당 김방훈, 김용철, 손석기, 국민의당 장성철, 무소속 강태선, 김택남, 김한욱 예비주자. ⓒ제주의소리
내년 6월13일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제주지역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도지사 선거다.

2014년 6월 치러진 도지사선거에서 6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세대교체를 이뤄낸 원희룡 지사의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누가 원 지사의 대항마로 나설 지가 관심이다.

선거를 8개월여 앞둔 현재 도지사 후보로는 14명 정도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에서 8개월이란 ‘강산도 세 번 쯤 변하고도 남을’ 긴 시간이다. 게다가 정치란 게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될 만큼 변화무쌍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시점에서 내년 도지사선거 구도와 결과를 예측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이미 술자리에서는 각종 상상력이 동원된 선거이야기가 안줏감 1순위가 되고 있다.

◇ 원희룡 지사, '정무라인 복원-동부지역 정무부지사 영입' 재선 도전 기정사실화

현직인 원희룡 지사(53)의 재선 도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도민사회에서는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의 부산스러움이 그의 행보를 짐작케 한다.

일단, 지난 4.13총선 당시 새누리당 패배 이후 공석으로 있던 정무라인을 전부 복원했다. 특히 대권 도전 경험이 있는 김두관 의원(전 경남도지사)의 핵심참모였던 박재구씨를 책사(2급 정무특보)로 영입했다. 제주시 동부지역(구좌) 출신인 안동우 정무부지사의 영입 역시 ‘선거용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생 현장을 찾는 발길이 예전에 비해 부쩍 늘어난 점도 선거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매일아침 공개되는 도지사 일정만 봐도 그가 얼마나 광폭행보를 보이는지 알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않았을 뿐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들에 대해 당당히 평가를 받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 민주, 강기탁-강창일-김우남-문대림-박희수 5명 물망…“예선전이 더 치열”

5.9장미대선을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은 차제에 지방권력까지 거머쥘 기세다. 이 때문인지 후보군이 차고 넘친다.

본선보다 예선전이 더 치열할 것이란 전망 속에 김우남 도당위원장(62), 강창일 국회의원(65), 박희수(55) 전 제주도의회 의장, 문대림(52)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강기탁(50) 변호사의 이름이 거론된다.

현재까지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제주도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끈 김우남 도당위원장의 출마 의지가 가장 높다. 김 위원장은 “출마할 생각이다. 도당위원장과 중앙당 최고위원으로서 내년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당적은 없지만 최근 청와대(제도개선비서관)에 입성한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도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의 성공을 위해 원 지사의 대항마로 ‘86세대’인 문 전 의장 카드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돌기도 한다. 다만 현재 공직자 신분인 만큼 “문재인 정부 안착과 제주현안을 풀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4선 중진인 강창일 의원의 경우 본인은 손사래를 치지만 당 주변에서 계속 군불을 때는 케이스다. 거론되는 당내 후보로는 현직 원 지사에 맞서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꺼낼 수 있는 일종의 ‘히든카드’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현재로서는 생각이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청와대와 당에서 판갈이가 필요하다고 하면 선당후사 입장에서 나설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86세대’의 선두주자 격인 박희수 전 의장의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지난 2014년 도지사선거 때는 당시 신구범 후보와 함께 러닝메이트(제주시장 후보)로 나선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야전사령관격인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대선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 전 의장은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현직 도지사(원희룡)에게 밀린다는 말이 많다.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며 “4선 도의원을 하면서 누구보다 지방행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도민의 삶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말로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들어서는 강기탁 변호사의 이름도 심심찮게 나돈다. 민주화를 경험한 ‘86세대’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다. 지난 2011년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고, 최근 지인들에게 출마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민주당의 승리라는 차원에서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출직 도전은 처음이라 상대 주자들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당사자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송재호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의 이름도 거론되긴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원희룡 지사와는 인척 사이다.

◇ 野, 자유한국당 김방훈·김용철·손석기-국민의당 강상주·장성철 ‘하마평’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최근 도당위원장에 선출된 김방훈(63)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김용철(51) 회계사, 손석기(60) 전 서울시의회 의원 정도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방훈 위원장은 “도민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마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 만약 출마하게 된다면 본인이 한때 보필했던 원희룡 지사와 적으로 맞붙어야 하는 ‘얄궂은 운명’과 맞닥뜨려야 한다.

김용철 회계사도 “출마할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김 회계사는 두 번의 국회의원선거 출마 경험이 있지만, 지방선거는 첫 도전이다. 우선은 당내 경선을 통과하는 게 급선무다.

손석기 전 서울시의원은 “준비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선거는 ‘구도 싸움’이다. 경선까지 갈 필요 없이 그 전에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전략까지 소개했다.

한 때 나돌던 우근민(75) 전 지사 출마설은 당 안팎에서 “제주판 3김을 다시 선거판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냐”는 비판 속에 지금은 완전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국민의당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제주국민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끌며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를 이끌어낸 장성철(50) 도당위원장이 거론된다.

장 위원장은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많이 받고 있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최근 들어 각종 현안에 대한 당의 선명한 입장을 드러내는 ‘성명서(논평) 정치’를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입당한 강상주(63) 전 서귀포시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2006년, 2010년 도지사선거에 출마했지만 두 번 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한 경험이 있다.

강 전 시장은 “제주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다. 출마할 생각이 있다”며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역대 선거 ‘무소속’ 강세 현상, 무당적 강태선·김택남·김한욱씨 자천타천 거론

당적을 갖고 있지 않은 인물들 중에서도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가 꽤 있다.

먼저 강태선(68) 블랙야크 회장의 이름이 제주 정치권에서 꾸준히 회자된다. 60만 출향도민들의 구심체인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제주국제협의회 회장을 맡아, 고향 발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강 회장은 출마여부에 대해 “제주를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안타깝다”는 말로 대신했다. 주변에서는 원 지사(중문)와 동향(예래)이라는 점이 결심을 굳히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18대 대통령선거 때 박근혜 캠프 국민통합행복추진위원회 제주지역 상임위원장을 지낸 김한욱(69) 전 JDC 이사장이 거론된다. JDC 이사장 퇴임 이후 제주시내 모 처에 개인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이사장은 “주변에서 권유를 많이 받고 있다. 입당하는 문제까지 포함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김택남(58) 제민일보 대표이사는 지난 6월 자사 창간 기획기사(각본 없는 드라마 불꽃 튀는 각축전 예고)를 통해 “주변에서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도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결국엔 포기했다.

김 대표이사는 “권력은 줄 세우는 게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유화된 제주주권을 찾아 주인인 도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출마를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까지는 아직도 8개월 넘게 남았다.

물망에 오른 인사들의 정당 선택을 비롯한 향후 거취, 각 당의 외부수혈 여부와 그에 따른 당내 역학관계, 후보 간 이합집산 등 남은 8개월 동안 대결구도는 변화무쌍할 전망이다.

정권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의 창이 강할지, 정치변방에서 ‘더 큰 제주’를 선언하며 중앙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원희룡 지사의 방패가 강할지, 그도 아니면 또 다른 반전드라마가 펼쳐질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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