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유튜브 채널 '한국언니' 운영 문소현씨구독자 150여개국 10만명 "제주 출신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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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태생으로 서울에서 자라 미국에서 공부한 문소현 씨는 유튜브 채널 ‘한국언니’를 운영하며 한류를 알리고 있다. 제주에 머물며 찍은 영상을 브이로그(Vlog)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은 ‘한국언니’ 문소현이지만, 나중에는 ‘제주의 딸’ 한국언니로 불리고 싶어요.”

유튜브(Youtube) 채널 구독자(팔로워) 약 10만 명을 거느린 파워 유튜버 ‘한국언니’ 문소현 씨(23)는 서울에서 자랐지만 제주 태생이다. 부모 모두 제주도 출신이라 어릴 적부터 수도 없이 제주에 드나들었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 문 씨는 드라마나 영화로 외국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곤 했다. 막상 미국으로 대학에 진학해 보니 한류 열풍에 외국인 친구들도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언니’라는 단어를 알게 된 동기들이 문 씨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한국 언니라는 별칭이 생겼다.

한류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들을 즐겁게 해줄 콘텐츠를 만들 결심을 했다. 언어학을 전공했으니 특기를 살리기엔 충분해 보였다. 제주에 있는 외조부가 사준 카메라로 촬영을 시작했다. 영상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니 밤을 새가며 방법을 터득했다. 

2015년 4월, ‘한국언니’라는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한국어 문법 뿐만 아니라 한국의 뷰티, 한국의 패션, 한국의 음식 그리고 한국에서의 생활까지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망라하는 종합 엔터테이먼트 채널을 지향하고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s creator)라고도 불리는 유튜버는 인터넷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개인 업로더를 지칭하는 단어다. 화장품이나 화장법을 다루는 뷰티 분야부터 몸매 관리나 체력 관리를 위한 홈 트레이닝 방법을 다루는 운동 분야, 요리나 어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세세한 정보를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확산시키는 것을 업(業)으로 삼는다. 최근 들어 신종 직업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소셜 인플루엔서(social influencer)의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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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태생으로 서울에서 자라 미국에서 공부한 문소현 씨는 유튜브 채널 ‘한국언니’를 운영하며 한류를 알리고 있다. 제주에 머물며 찍은 영상을 브이로그(Vlog)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언니’ 문 씨는 한국어 문법은 물론 한국노래로 한국어 배우기, 미용실이나 편의점 등 한국에서의 일상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출근길에 서울에서 지하철 타는 법을 영상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유행어나 신조어가 들리면 메모해두며 일상에서 틈틈이 소재를 찾아 콘텐츠를 만든다. 2년 만에 150여 개국의 10만 여 명 구독자를 확보했다. 

스스로 ‘제주의 딸’이라 부르는 문 씨는 제주에 애착이 크다. 어릴 적부터 애월읍 장전리에 사는 외조부모를 도와 가을이면 감귤을 따던 기억, 벌초 때 아빠를 따라다니며 풀을 뽑았던 기억, 제주도에 사는 사촌들과 함께 어울리기 위해 제주어를 따라하며 배운 기억, 서울에서 온 꼬마가 제주어를 스스럼없이 구사해 모두를 놀라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해 추석 연휴엔 제주에 머물며 영상을 촬영했다. 동광 녹차밭, 사계 용머리해안과 메밀꽃밭, 삼나무길 등 제주의 명소와 제주도에 살고 있는 친척들과 가족묘지에 들러 성묘하는 장면 등 제주의 독특한 일상을 채널에 소개했다. 반응도 뜨거웠다. ‘꼭 제주에 가고 싶다’, ‘한국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는 줄 몰랐다’, ‘돌담들이 정말 신기하다’, ‘영상을 보고 죽기 전에 꼭 가야할 곳 리스트에 넣었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제주도는 나에게 자랑 그 자체예요. 제주도 출신이라는 것도 자랑스럽고, 제주도에 있는 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어요. 한국언니 채널을 보는 외국인들이 제주도의 매력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 9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돼 제주를 찾았다. 금의환향(?)인 셈이다. ‘한국언니’ 채널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서 운영하는 세계자연유산을 관람하려는 외국인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와 세계자연유산 등재 10주년 기념음악회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게재했다.

문 씨는 “제 고향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돼 10주년 행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데, 저의 채널에서 홍보하고 있다니 촬영하면서도 믿기지 않았어요”라고 스스로도 뿌듯해 했다. 

문 씨는 앞으로 제주도에 관한 콘텐츠도 구상하고 있다. 제주도 출신이어서 알 수 있는 제주의 이색 경험이나 제주의 문화를 다룬 시리즈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국에 오면 ‘제주도’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
 
“외가에서 지내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동네 어르신들과 제주어로 얘기하는 걸 듣고 있으면 그게 정말 좋았어요. 제주 고유의 언어가 앞으로도 계속 지켜졌으면 좋겠어요.” 

아직까지 홍보 채널이 다양하지 않은 제주도의 상황에 대해서도 조언을 건넸다. 최근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잘생겼다 서울20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문 씨는 제주도를 떠올렸다.

“연예인이 아닌 유튜버나 소셜 인플루엔서들이 홍보에 참여한다는 게 색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조금 더 친근하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주도도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한다면 홍보로 느끼지 않고 제주도를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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