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250일] ② 관전 포인트...원 지사 대항마? 보수통합? 선거구도는?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을 비롯해 ‘풀뿌리’ 지방권력을 선출하는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내년 6월13일 개최된다. 제주에서도 여론 향배의 1차 가늠자가 될 추석민심을 잡기 위한 ‘풀뿌리 일꾼’들의 물밑 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추석 밥상머리에 올릴 선거이야기를 7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제주도지사 선거 누가 뛰나?
2. 제주도지사 선거 관전 포인트는?
3. 제주도의원 선거(제주시) 누가 뛰나?
4. 제주도의원 선거(서귀포시) 누가 뛰나?
5. 도의원선거 관전 포인트 및 변수는?
6. 제주도교육감선거 누가 뛰나?
7. 교육의원 선거 누가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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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는 조기 대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내년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보다는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여론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에는 문전성시를 이루는 반면, 보수정당들은 인물난에 허덕이는 이유다.

제주도만 놓고 보면 60%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한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의 자리다. 하지만 그 동안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원 지사의 지지율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쉽지 않은 선거전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선거일까지는 아직도 8개월 넘게 남았다. 정치란 게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될 만큼 변화무쌍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8개월 후 치러질 도지사선거 구도와 결과를 예측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

8개월 간 진행될 ‘정치 드라마’를 더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 관전 포인트① 총선 4연승 vs 도지사선거 3연패…민주당, 도청 접수할까?

국회의원 선거에서 옛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4연속 3석을 싹쓸이 했던 민주당이지만 유독 제주도지사 선거 앞에만 서면 약했다.

민주당은 최근에 치러진 3번의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모두 졌다. 당원들 몸속에서 ‘승리 DNA’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가장 최근에 승리의 맛을 본 게 2002년이다. 새천년민주당으로 나선 우근민 후보(51.4%)가 숙명의 라이벌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45.4%)를 꺾은 게 가장 최근의 일이다.

2006년, 2010년 치러진 선거에서는 민주당(열린우리당) 후보가 3위에 그치는 수모까지 당했다. 공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선거 패배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

2006년 선거(4회)에서는 무소속 김태환 후보가 42.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현명관(41.1%), 열린우리당 진철훈(16.2%) 후보를 꺾었다.

2010년 선거에서는 공천배제 움직임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우근민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친정인 민주당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당시 고희범 민주당 후보는 18.03%의 초라한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2014년 치러진 선거에서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은 맥없이 주저앉았다. 우여곡절 끝에 신구범 후보를 내세웠지만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권까지 도전했던 원희룡 후보(59.97%)에 대패했다. 당시 신 후보의 득표율은 34.53%에 그쳤다.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70%에 육박하고, 당 지지율도 50%대 초반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이길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었다.

2016년 국회 제1당으로 올라선 뒤 1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승리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지 지켜볼 일이다.

◇ 관전 포인트② 현역 원희룡 지사에 맞설 대항마는?

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도지사 후보는 현역인 원희룡 지사를 빼고 13명 정도. 재선 도전에 나서는 원 지사의 대항마가 누가 될 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는 5명(강기탁, 강창일, 김우남, 문대림, 박희수)이 자신이 유력한 대항마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본선보다 예선전이 더 치열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정치적 무게로만 보면 김우남 도당위원장(중앙당 최고위원)이 가장 근접해있다는 평가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19대 때는 국회의원의 꽃이라고 하는 상임위원장(농림해양수산위원장)까지 지냈다.

최근 청와대(제도개선비서관)에 입성한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다크호스다. 당내에서는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의 성공을 위해 원 지사의 대항마로 맞불을 놓을 경우 예측불허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86세대’ 선두주자 격인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은 공직자 출신이 아니면서도 지방행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게 장점이다. 4선 도의원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했던 노하우가 도민의 삶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자양분 삼아 승부수를 띄울 태세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강기탁 변호사는 기존 정치판에 물들지 않은 참신함이 강점이고, 강창일 국회의원은 집권여당의 4선 중진으로서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론’으로 선거 구도를 짤 경우 먹힐 수 있는 ‘히든카드’다.

다른 야당 후보들의 경우는 아직은 본선 경쟁력에서 현역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냈던 김방훈 자유한국당 도당위원장은 과거 자신이 보필했던 도지사를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본선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 관전 포인트③ 갈라진 보수정당, 선거 앞둬 다시 뭉칠까?

최근 중앙정치권에서 전개되고 있는 ‘보수 통합’ 논의는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변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3선 국회의원 12명은 지난 9월27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보수우파 통합 추진위원회’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합의를 계기로 두 당 간의 합당·연대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 내에서 ‘통합파’와 ‘자강파’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실제 합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선거 전에 합당한다면 사실상 민주당과 보수정당 후보가 맞붙는 ‘1대1’ 구도를 만들며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다.

반면, 바른정당 내에서 통합파와 자강파가 충돌하며 자칫 갈라서기라도 한다면 50% 초반대의 지지율을 구축하고 있는 민주당을 상대로 더 힘겨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

원희룡 지사는 혁신보수를 내건 바른정당 내 ‘자강파’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중앙정치권에서 전개되는 보수통합 논의결과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 관전 포인트④ 양자 vs 3자 vs 다자구도 셈법 복잡

내년 6월13일 치러질 제주도지사 선거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냐에 따라 셈법도 복잡해진다.

지난 5월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 때 제주지역 득표율을 보면 전국득표율과도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제주지역 선거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후보 득표율을 정당 지지율로 대치했을 때 민주당(문재인)은 제주에서 45.51%를 득표, 전국득표율(41.08%)보다 4.43%포인트나 높았다.

제주지역 득표율만 놓고 보면 국민의당(안철수) 20.90%-자유한국당(홍준표) 18.27%-정의당(심상정) 8.51%-바른정당(유승민) 6.11% 순이었다.

전국득표율 민주당 41.08%-자유한국당 24.03%-국민의당 21.4%-바른정당 6.76%-정의당 6.17%와는 2-3위, 4-5위 순서가 바뀐다.

대선 득표율만 놓고 봤을 때는 다자구도가 될수록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만약 보수통합 논의가 진전돼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이 합당한다면 민주당-보수정당-국민의당 후보가 맞붙는 ‘3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할 때 가장 치열한 싸움이 예상되는 구도다.

하지만 제주지역 선거가 정당을 중심에 둔 이념투표보다는 각종 연고와 ‘인물 경쟁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승패를 예측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 관전 포인트⑤ 정치판 8개월은 ‘강산 3번 변할 수 있는’ 긴 시간, 변수 수두룩

정치판에서 8개월이란 ‘강산도 세 번 쯤 변하고도 남을’ 긴 시간이다. 게다가 정치라는 게 ‘살아 있는 생물’에 비유될 만큼 변화무쌍하다.

하마평에 오른 무소속 후보들 중에는 정당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각 정당에서 숨은 진주를 찾아내 수혈할 수도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 이합집산 가능성도 높다.

보수통합이라는 ‘빅뱅’으로 선거판을 한 순간에 뒤흔들 수도 있다.

그래서 늘 선거에서는 이변의 주인공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유권자들 역시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선거판보다는 드라마틱한 반전이 펼쳐지는 선거전에 매료되기 일쑤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8개월 이후에 실시되는 도지사선거 구도와 결과를 예측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유권자들 눈앞에 펼쳐질 선거판을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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