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관광도시에서 등장하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현상은 이제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여러 가지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에서도 제주다움을 지켜낼 수 있는 관광객 수용력은 어디까지이며 도민들이 관광객들에 의해 저변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 대안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2회(상,하)에 걸친 전문가 칼럼을 통해 제주도 오버투어리즘의 실태와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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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관광산업의 급성장 이면에는 과잉관광에서 오버투어리즘으로 진행되면서 도민들의 실질 소득에는 큰 변화가 없고 오히려 교통.환경 등 다양한 부작용만 커진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대안으로 제주국제공항의 운영권을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전문가 칼럼](하) 김의근 제주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대응

지난 몇 년간 제주경제는 관광객과 이주민의 증가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도민들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불편함을 체감하면서 관광객의 증가가 과연 우리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제주가 관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대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미 여러해 전부터 나왔다. 섬지역의 비교우위 산업인 관광산업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무엇이 있을까? 필자 또한 늘 고민하지만, 선진국에 속해 있는 대표적 섬 관광지인 하와이나 오키나와조차도 대체산업을 쉽게 찾지 못하는걸 보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한편, 제주관광이 대량관광(mass tourism)시대를 지나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관광산업은 제주의 핵심산업이자 희망이다. 다만 우리가 오버투어리즘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제주관광은 희망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필자는 오버투어리즘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관광으로 인한 혜택이 도민에게 돌아가야

관광객 증대로 주민생활에 일부 불편을 초래하더라도 이를 상회하는 보상이 지역주민들에게 주어진다면 불편은 감내할 만한 것이 된다.

먼저 수익성이 높은 관광사업 분야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지역주민에게 환원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현 제주국제공항을 제주도 산하 지방공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논의 중인 제2공항이 만일 건립된다면 이에 대한 운영권도 제주도로 이양되어야 한다. 제주공항의 매출액은 정확하지 않으나, 인천공항공사를 살펴보면 연매출액이 2조가 넘는다. 운영권 이양은 거액의 세수 확보뿐만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가 명실상부한 자치권을 확보하는 실질적인 대안이다.

또한 도내 공기업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지만 JDC와 비교하면 수익은 한정적이다. 도내 공기업 면세점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제주공항에 입점하는 것이다. 이 문제 또한 제주공항이 도 산하 공기업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해결 될 것이다. 

관광 수익자 부담의 원칙 실현

최근 제주관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외부 불경제, 즉, 관광을 통해 이익을 얻는 사람과 불편을 감내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도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관광을 통해 직접 혜택을 얻는 관광객이나 관광사업자로부터 일정 부분의 부담금을 징수하는 방안의 검토되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피렌체는 도시에 들어서는 차량에 고액의 교통부담금을 징수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 관광지들은 숙박비에 관광세를 징수한다. 관광객이나 사업자가 비용 부담에 대한 저항감을 느끼지 않고 부담금을 지불할 수 있는 방법 등을 포함해 수익자 부담금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 때이다.  

청정과 공존의 가치 적용

제주의 핵심가치는 ‘청정과 공존’이다.

자연과 사람 간 공존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상호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섬은 관광객에게는 독특한 문화와 특이한 풍광을 가진 매력적인 관광대상이지만, 지역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관광객들의 제주 자연과 사람에 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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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근 제주국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의 삶의 공간을 존중하는 배려심을 형성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를 왕래하는 항공기나 여객선에서 제주인과의 공존을 강조하는 안내 멘트를 의무화하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 1년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온 내국인은 2,200만명을 돌파해 전 국민의 약 43%에 달했고, 국내여행은 열 명 중 아홉 명에 육박하는 89.5%의 국민이 경험했다. 

여행은 이제 한국인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곧 제주의 기회이다. 우리가 당면하기 시작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는가가 곧 제주의 미래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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