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헌트'의 조성봉 감독, 빨치산과 함께 하는 제주역사기행

4.3 보고서 확정이 다음달로 다가온 때에 4.3관련 다큐로 제주 근현대사의 아픔을 조명했던 '레드헌트'의 조성봉 감독이 25일 제주를 찾았다.

조성봉 감독은 현재 신동엽 시인의 시 "금강"을 모티브로 한 영화 '진달래 산천'을 제작·기획 중이다.

이번 제주 방문도 '진달래 산천'을 구상하는 차원에서 '빨치산과 함께 하는 제주역사기행 무사! 혼저 옵서게!'라는 역사기행 차 내도 했다.

역사기행은 이름 그대로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남한에서 활동했던 빨치산(유격대)들과 북파 공작원 등 40명으로 구성돼 4.3 등 제주의 근현대사의 아픔을 배워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제주역사기행은 '진달래 산천' 촬영과 함께 이뤄지며 25일부터 29일까지 영남동과 알뜨르, 백조일손지묘, 다랑쉬굴 등 제주 근현대사 유적지를 탐방한다. 또 30일과 다음달 2일에는 '진달래 산천' 촬영을 한다.

특히 26일에는 레드헌트 2를 야외에서 상영하고 레드헌트 증언자를 초대하여 증언을 듣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자세한 일정은,
△25일 관덕정, 관음사, 문주란 섬 △26일 표선 민속촌, 영남동, 추사적거지, 송악산, 형제섬, 삼방산, 알뜨르 일제 흔적 답사, 백조일손지묘, 레드헌트 2 야외상영(증언자 초대), △27일 섭지코지, 삼달 분교 김영갑 갤러리, 종달리 해안갯벌체험, 성산 일출봉 앞 해안(4.3학살터)-촬영 춤추는 나무<현대무용> 소리왓 허영선 초대-제주문화와 민요, △28일 아끈다랑쉬, 다랑쉬굴, 아부오름,산굼부리, △29일 목시물굴(4.3학살터), 만장굴, 화흘굴, 화흘본향당, △30일 한라산 야간산행, 한순애 인터뷰, 마라도에서 한라산 노을 촬영, △2일 다랑쉬오름 - 채정옥 인터뷰

조성봉 감독은 "제주는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다"며 이재수 난으로 알려진 "제주민란에서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후 4.3까지 한국 사회의 모순이 그대로 녹아있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말했다.

- '진달래 산천'은?
"말하자면 4.3항쟁, 여·순항쟁, 빨치산 투쟁으로 이어지는 남한변혁운동, 빨치산 무장투쟁의 흐름을 정확히 좌파의 입장에서 담아내는 거다. 신동엽 시인의 문학적 상상력과 다큐의 리얼리티와 빨치산들의 역사의식이 뚝뚝 묻어나는 그런 다큐다.
진달래 산천 제작 발표회를 핑계로 그동안 만났던 빨치산들을 악양에 모이게 했다.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며 이 작품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그들에게 요청했다. 함께 만들어가자고. 그리고 당신들의 가슴을 열어달라고"

- 제주 4.3을 주제로 한 '레드헌트'가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다
"레드헌트는 영화와는 무관하게 싸움이 벌어졌다. 그때 뭔지 몰랐지만 여하튼 그다지 행복하진 않았다. 올바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정치적 싸움과 동시에 미학적 싸움을 벌여내는 행복한 감독이 되고 싶다."

- 제주 4.3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중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마찬가지다. 1948년 4월3일 남한 단독선거 반대와 외세 철수를 주장하며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그들 중에는 하루 한 끼의 식량을 위해 싸우던 민중들도 있었고 자유롭고 해방된 사회를 꿈꾸던 농민, 노동운동가들도 있었고, 통일된 국가를 열망하던 민족주의자도 있었고, 철저한 사회주의자들도 있었다."

조성봉 감독은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4.3항쟁 이후 54년 남한 지역의 무장 투쟁이 끝난지 50년이 흘렀다"면서 "갑오년의 농민전쟁,4.3항쟁, 빨치산들의 작은 전쟁을 관통하는 사회적 정의, 역사적 진실, 인간다운 삶 등의 가치를 회복시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이 좌파적 입장인가?라는 물음에 '진달래 산천'으로 답하겠다는 조성봉 감독의 또 하나의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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