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쓰고 보자는 식, 대답은 어불성설

시작부터 말도 탈도 많았던 황금버스 시티투어 사업이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관련 내용은 지난 24~25일 도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다.

김명만 의원의 “황금버스가 지난 4년간 이용객도 없고 심지어 흉물이라는 지적이 있는데도 2층 버스를 도입해 시티투어를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책에 제주도관광협회 측은 우매한 답변을 내놨다.

혈세로 십억원이 넘는 돈 투자에 적자만 됐음에도 상징성, 일부 관광지와 관광협회 회원사에게 조금의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하겠다는 관광협회 측의 대답은 세비가 낭비돼도 상관없다는 식의 어불성설이다.

차라리 시티투어에 투자하는 세비를 사회복지 사업예산으로 쓰는 게 더욱 보람이 있다고 본다.

처음부터 제주시티투어와의 중복과 제주시내 반쪽의 단순 경유 문제

당초부터 제주시가 운영하고 있는 시티투어와 중복된다는 지적을 무시하고 시작한 황금버스 시티투어는 만성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기본적 환경이었다.

중국인을 주 대상으로 한 사업이면서도 중국 관광시장에 대한 조사도 확실하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적자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제주시티투어와 9개소 중복과 마케팅 미흡, 서귀포시를 제외한 관광코스로 제주시의 반쪽도 안 되는 아주 일부만 보여주는 형태였다.

더욱이 경유코스가 황금버스가 없어도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 장소들이 대부분이라서 제주지역 업계와 동반 발전할 수 있는 연계 코스라기에는 너무 빈약한 경유코스다.

중국인마저 싫어하는 황금색 버스, 시장조사 부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색으로 칠해 다국적 해외 관광객이 아니라 오직 중국관광객에 초점을 맞췄으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그건 단체 중국인들의 여행일정은 여행출발부터 계획된 일정으로 별도로 황금버스를 이용하치 못할 뿐만 아니라 중국 개별관광객들의 이용도 아주 미미한 숫자에 불과했다.

당시 황금버스의 문제를 지적하는 곳을 향해 ‘시작한지 얼마 안됐는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쓴 소리를 해대며 몇 개월이면 성공될 것처럼 호언장담한 관광협회의 주장은 결국 거짓말이 됐다.

학계 등 관광분야 전문가들은 도내 모 언론을 통해 황금색부터 벗겨야 하고, 코스를 다양화할 것 등을 주문했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 그 결과는 만성적인 적자였다.

언론과 제주도의회의 개선요구를 외면한 결과는 세비낭비

도내 여러 언론사들이 황금버스의 문제점을 수십 차례 지적하면서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4년이란 세월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길바닥에 뿌린 결과만 남기고 말았다.

김동욱 의원은 작년 11월 “관광협회가 황금버스 이용객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는데 사업운영자가 직접 조사하는 것은 신뢰성이 미흡해진다”며 직접 연관이 없는 제3자에 의한 객관적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관광협회는 이러한 개선 사항들을 우이독경으로 외면했다. 지금도 큰 개선 없이 제주시티투어와 합쳐서 그냥 시행하겠다는 요지부동한 대답은 한심하고, 후안무치한 행태가 아닌지를 묻고 싶다.

언론과 제주도의회의 지적과 개선을 무시한 체 황금버스 운영을 왜 강행했고, 또 왜 하려할까. 내면에 말 못할 사연이 있는 건지, 아니면 정치적 힘의 작용하는 것인지의 의혹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현 관광순환버스 시행과 안 맞는 시티투어 중단해야

제주도가 1200원이면 제주 전역을 다닐 수 있도록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했다. 특히 이번 교통체계를 개편하면서 도입한 관광순환버스에 대해 도민과 관광객들의 반응은 꽤나 괜찮다. 황금버스와 시티투어의 통합은 세비만 낭비될 게 불 보듯 뻔하다.

랜드마크의 상징성으로 할 경우는 민간 사업자 모임인 관광협회가 아닌 공적기관의 제주관광공사가 집행해야하고, 제주도 전역을 아우르는 테마코스로 운영하는 방안을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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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인택. ⓒ제주의소리
황금버스와 시티투어 통합 사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더불어 황금버스 사업으로 인한 세비 낭비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 져야 된다. 보조금 지원사업의 효과가 미미할 경우 집행하지 못하게 하고, 책임을 물어야 세비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세비의 효율적 집행으로 도민사회의 공익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김명만 의원의 시티투어 사업의 재검토 주문과 질책에 교통체계 개편으로 순환관광버스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가 어떻게 처리할지 도민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양인택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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