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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농협, 도외 7000명 등 1만6000명 모집...전세버스 제공에 상해보험 가입도 내걸어

본격적인 감귤 수확철을 앞둔 제주에서 대대적인 인력모집이 시작됐다. 해마다 인력난이 반복되면서 올해는 항공권에 숙박권까지 등장했다. 

소위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에서부터 '모셔오는 것'까지 제공하는, 그야말로 '일꾼 모시기 전쟁'에 다름 아니다. 

제주도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는 노지감귤 수확철(11월10일~12월20일)을 앞두고 감귤수확작업에 참여할 영농인력 전국 공개 모집에 나섰다.

모집규모는 도외 인력 7000명, 도내 인력 5000명, 자원봉사 4000명 등 총 1만6000명에 이른다.

도외 인력의 경우 최소 10일 이상 근무를 조건으로 편도 항공권과 숙박권을 제공하는 파격 조건까지 내걸었다. 이를 위해 제주도와 농협은 5억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제주도는 20일 이상 체류시 왕복 항공권을 보장하고 농촌민박과 게스트하우스와 연계해 잠자리도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농협은 단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면서 제주 관광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전국의 농협망을 이용해 인력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내 인력 모집도 발등의 불이다. 농협은 팀단위 인력 참여를 적극 권유하며 4~5명으로 1개조를 구성할 경우 하루 2만원씩 유류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30명 이상 단체가 참여하면 전세버스를 투입해 농가까지 교통편을 제공할 계획이다. 작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상해보험도 농협이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

인건비는 최저임금을 적용해 농가에서 최소 6만원을 보장하도록 했다. 다만 작업 참여자의 숙련도에 따라 감귤농가에서 차등 지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일당은 6만~8만원 사이다.

영농인력 모집에 혈세까지 투입하는 이유는 농가마다 대규모 일손 부족사태를 호소하기 때문이다. 

과거 감귤수확은 수눌음(품앗이) 형태로 이뤄졌지만, 농촌인구 고령화와 세대원 감소 등으로 옛말이 된지 오래다.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웃돈을 줘서라도 인력 모집에 나서는 농가들이 있지만 이마저 일손을 제때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곳이 적지 않다.

최근 건설붐으로 젊은이들까지 건설 관련 일용직을 선호하면서 농촌 지역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감귤 수확은 기계화가 불가능해 단기간에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예산을 지원해서라도 다른 지역 인력을 모셔와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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