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견 무시 강행하는 제2공항 안될 것"...도민 릴레이 단식 지속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나섰던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50)씨가 42일째 단식을 전격 중단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 천막 농성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씨의 단식 농성 중단을 선언했다.

▲ 제2공항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 중인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 씨가 42일째 되는 오늘 단식을 멈췄다. ⓒ제주의소리

김씨는 별도의 서면 입장자료를 통해 "최소한의 인권이라도 지켜지길 바랐지만, 국민의 기본권 따위는 아랑곳 없는 이 나라의 정부기관은 또 다시 강행의지만을 드러냈다"며 "쉽지 않았던 42일의 날들을 여기서 포기하고 물러서는 게 아니라 결단코 지지 않는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제주도청 앞 천막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갔던 김경배 씨. ⓒ제주의소리

▲ 병원에 이송되는 김경배 씨. ⓒ제주의소리
▲ 병원에 이송되는 김경배 씨. ⓒ제주의소리

그는 "제주도민 모두의 미래가 걸려 있는 일에 저와 함께 도민 모두가 나설 것이다. 부지 선정 과정은 물론 절차 마저도 주민의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무시하고 강행시키려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절대 완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김씨는 "목숨 걸고 끝까지 가려고 했지만 제 목숨을 건 단식을 우숩게 아는 정부기관에게 제 귀한 목숨을 내어주고 싶지 않다"며 단식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단식을 접는다고 해 포기하는 것, 끝내는 것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려한다"고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기자회견 직후 김씨는 현장에 준비돼 있던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반대대책위는 "42일간 목숨을 건 절규에도 불구하고 끝내 국토부는 말장난에 불과한 답변서로 우리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사전타당성 용역에 문제가 많으니 그것을 검증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본계획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하자는 요구가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대대책위는 "제주도와 도민의 합의된 요구를 단번에 묵살해버린 국토부는 제주도를 하급기관으로 보고, 제주도민을 무지한 변방의 오랑캐들로 여기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정면으로 깨버리는 폭거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반대대책위는 "향후 더욱 탄탄한 대오를 만들어 그 어떤 탄압에도 맞서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반드시 제2공항 건설계획을 무산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릴레이 단식 투쟁을 통해 제2공항 반대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관계자들.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제주도와 반대대책위 간 협의사항을 국토부가 수용할 수 있도록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직접 국토부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항의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또 국토부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담보하는 협의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명에 대해서도 제2공항 진행에 따른 도민의 기본권 침해 등의 논란에 대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한편, 반대대책위는 김씨의 단식 중단과 별개로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도민들이 참여한 릴레이 단식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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