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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강정의 하루'..."생명평화의섬 제주를 돌려달라"

10년 넘게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싸움을 해온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촛불을 들었다. 강정마을을 잊지 말아달라는 염원이 담긴 촛불이었다.

21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2017 강정촛불문화제 ‘강정의 하루’가 열렸다. 촛불문화제는 강정마을회와 강정친구들이 개최했다.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강정주민들의 외침을 외면한채 지난해 강정 바닷가에 준공된 제주해군기지. 정부가 붙인 '민군복합관광미항'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크루즈항 공사는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언론에서는 강정마을 소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아직도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은 매일 오전 7시 해군기지를 바라보면서 100배를 올리고, 낮 12시에는 인간띠잇기를 진행한다. 또 해군기지 앞에서 미사도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해군기지가 준공된지 1년이 넘은 상황에서 외국함정의 입항이 잦아지고 있다. 입항할 때마다 이들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제주에 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군기지 반대 싸움은 기억투쟁이 됐다.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해군기지가 사라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또 제주 제2공항 반대 싸움에 마음을 보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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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에 오른 윤경미씨는 “강정 해군기지를 반대한다. 우리나라 군사기지, 미국 군사기지 등 관계없이 군사시설 자체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주에 공군기지가 들어설 수도 있다. 공군기지까지 들어선 뒤 제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명평화의 섬 제주를 돌려달라”고 외쳤다.

강정마을회 고권일 부회장은 제주가 망가져 간다고 걱정했다.

고 부회장은 “예래휴양형주거단지와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제2공항, 오라관광단지 등 제주에 수많은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잠깐 고개를 돌리면 새로운 도로가 뚫린다. 하지만 도로는 계속 막힌다”고 '개발 광풍'을 우려했다.

그는 “진정 ‘내가 살고 싶은 제주가 맞나' 싶다. 개발 사업에 주민들은 배제됐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이라고 표현하는데, 주민들의 반대를 ‘갈등’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강정마을을 기억하자는 취지의 퍼포먼스와 기타 연주, 노래 등 공연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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