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일정 알리지 않은 '깜짝방문'...유가족 "예의 아냐"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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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故 이민호 군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서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오른쪽). ⓒ제주의소리
[기사수정 오후 9시20분] 자유한국당 나경원 국회의원이 25일 제주를 방문, 현장실습 중 숨진 고(故) 이민호 군의 빈소를 조문했다. 그러나, 사전에 일정을 알리지 않은 급작스런 방문으로 유가족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이민호 군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생수 제조 업체 현장을 방문한 후, 곧바로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 군의 빈소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같은당 신보라 의원과 김방훈 제주도당 위원장 등이 동석했다.

나 의원은 유가족들을 만나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며 당 차원의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여야를 떠나 정치권 차원에서 조속한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빈소 방문은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3분여 만에 정리됐다.

나 의원의 방문이 유족들과 사전에 이야기되지 않았던 점이 화근이었다. 유족들은 나 의원의 방문 3분 전까지도 모르고 있다가 당직자 한 명이 급하게 들어와 사정을 알린 후에야 상황을 파악했다.

유명 정치인들이 빈소를 방문할 때는 단순히 조문을 마치고 떠나는 식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수 많은 카메라와 취재기자들이 뒤엉켜 한바탕 소동을 치르기도 한다. 경황이 없는 유가족들로서는 이러한 플래시 세례가 달갑지만은 않다.

실제로 타 정당의 경우 이 같은 상황을 인지시키고 사전 양해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들은 "유가족들의 일정을 고려하지도 않고 갑작스럽게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유족들은 "호상도 아닌데 우르르 몰려와 사진을 찍고 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사진촬영 등 취재도 일절 거부했다.

이와 별개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명의의 근조화환도 유가족들이 모르는 새 빈소 앞에 놓이면서 다시 한번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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