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탐라순담(耽羅巡談)] (38) 청년 잡지 준비팀 '시노리작'

제주비엔날레 2017 프로그램 중 하나인 ‘탐라순담’은 탐라 천년의 땅인 제주도의 여러 인물들과 함께 토크쇼·집담회·좌담회·잡담회·세미나·콜로키움·거리 발언 등 다종다양으로 제주의 현안과 의제에 대해 이야기(談)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누구나 주인공이자 손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약 50회에 걸쳐 ‘제주 하간듸’(많은 곳)서 ‘제주 사름’(사람)이 ‘제주를 곧는’(말하는) 탐라순담이 열립니다. 제주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여러 담론 속에서 제주의 가치, 제주의 현안을 길어 올리고 사회적 예술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탐라순담[耽羅巡談] 서른여덟 번째 순서는 제주도에서 청년 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는 ‘시노리작’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 24일 오후 7시 청년다락에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20대 청년 7명이 모인 청년 잡지 준비팀 시노리작이 ‘우리가 잡지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종이 매체가 사양 산업으로 밀려나는 요즘 시대에 지역의 20대 청년들이 잡지를 준비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언젠간 잡지를 만들기 위해 학생이어서, 취업준비생이어서 그나마 쉬운 매체인 온라인에 글을 모아오다가도 매번 무산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구태여 사람들을 모아 종이 잡지를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노리작’은 어린 아이들이 놀이를 하기 전에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주문이다. 이들에게도 잡지를 만드는 일은 놀이라는 뜻이다. 이들에게 잡지를 만드는 일은 매체에서 다뤄지는 취업률, 자살률, 실업률 등 온갖 지표로 나타나는 청년이 아니라 세간의 고정관념 바깥의 청년, 일기장에 적혀 있는 내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 작업이다. 

무엇이든 도전해야만 하는, 헝그리 정신으로 난관을 극복해야만 하는 청년이 아니다. 도전보다는 실험을, 극복보다는 놀이를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업이다. 이들이 청년, 공유, 일상, 실험, 놀이의 키워드를 내세운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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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청년 잡지 준비팀 '시노리작'

김태연 제주의소리 기자 (사회)
: 청년 잡지를 준비하는 시노리작과 함께 탐라순담을 진행하겠다.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걸 하려는지, 그리고 왜 하려는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박건도 
: 시노리작에 있는 박건도다. 시노리작을 처음 제안도 하고, 진행하고 있다. 진행하면서 여러모로 기대 가지면서 재밌게 하고 있다. 

신현정 
: 청년 잡지 참여하고 있는 신현정이다. 

정화빈 : 시노리작이 언제 나오는지 기대하고 있는 정화빈이다. 

김지훈 
: 시노리작이 안 나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김지훈이다. 

강지희 
: 시노리작에 참여하고 있고, 글을 담당하는 강지희다.

김건희 
: 시 썼던 글을 잡지에 올리고 싶어서 중간에 참석하게 된 김건희이다.  

정화빈 
: 시노리작 대장은 누구인가? (모두가 건도를 가리킴)

김태연 
: 시노리작이라는 이름이 한 번에 딱 와 닿는 이름이다. 원래는 다른 이름으로 준비한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재 이 이름을 정하게 된 배경은?

박건도 
: 내가 시노리작이라는 이름을 제안하게 되었다. 원래는 다른 이름으로 정해서 만났다. 지난 연애를 꺼내는 기분이라 마음이 아파서 숨기겠다. 이름 관련해서 찾아보니,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팀이 대전에 있었다. 제주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해 버릴까 하다가 논의를 통해 다른 이름으로 정하게 되었다. 치열하게 토론을 하던 중에 새로운 이름이 만들어졌다. 원래 시노리작은 잡지 이름이 아니라 내부의 하나의 세션이었다. 

신현정 
: 다같이 시노리작 할까? (웃음) ‘시노리작’이라는 단어는 어린아이들이 놀이 시작하기 전 말하는 주문 같은 말이다. 처음 구상할 때 어떤 놀이문화에 대해 다루고 싶다고 이야기 나누다가 시노리작 하면서 주문을 외우게 되었다. 그러다 세션이름에서 잡지 이름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김태연 
: ‘시작’이라는 상징성이 있어서 의미 있는 잡지 이름인 것 같다. 오늘 안 온 승민까지 해서 궁금한 점이 있다. 이 멤버가 어떻게 모이게 되었나? 
 
박건도 
: 사실 지희와 나는 작년부터 청년들과 만나서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나의 경우 청년들 이야기 관심이 많고, 지희는 매체에 관심 있어서 계속 시도를 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이야기만 나누다가 진행되기 쉽진 않았다. 일 년 정도 지나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제주 오면서 팀을 꾸리려고 했다. 기존에 이야기 나온 지희하고 제주청년협동조합 내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청년들에게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모르는 사이이지만 전해들은 이야기와 활동들을 듣고, 결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 같은 사람들 같아서 제안했다. 다른 사람들은 제안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김태연 
: 그 이야기도 궁금하다. 

신현정 
: ‘휴먼즈 오브 제주(humans of Jeju)’라고 네오제주와 하고 있는 일이 있다. 짧은 단문의 글과 사진을 통해 제주를 소개하는 작은 콘텐츠를 제작했다. 함께 잡지라는 매체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합류하게 되었다. 나도 잡지에 관심이 많아서 e-book 형태로 준비하고 발간했다. 그러다 다시 한 번 종이 잡지에 대한 욕망과 청년 이야기 풀어나간다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김태연 
: 현정은 시노리작을 통해 하고 싶은 코너나 기획이 있는가?

신현정 
: 처음은 가계부로 분석하는 청년 개인의 삶을 기획했다. 일상에서 어떤 걸 먹고 있고, 사는 등의 돈의 흐름을 통해 실제로 청년들이 어떻게 사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짧은 단문으로도 소개 되었는데, 이번에는 개인을 길게 소개해주는 코너로 만들었다. 실제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갭 때문에 방황 중이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건도님이 이야기한 일상의 가치다. 건도님이 우리의 일상은 어찌되었든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일상을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런 가치와 부합해서 합류하게 되었다.  

김태연 
: 지훈은? 

김지훈 
: 나는 중간에 합류한 멤버다. 마지막 주자로 들어오게 되었다. 책 혼자 만들려고 준비하다 승민을 통해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책을 접고 이 잡지를 만들려고 들어왔다. 첫 회의 때에는 그냥 구경만 하려고 했다. 전부 처음 보는 사이였는데 듣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안할 수가 없었다. 

김태연 
: 지훈의 전공은 미술인가? 

김지훈 
: 정확히는 서양화다. 

김태연 
: 기존에 계획했던 책은 어떤 책인가?

김지훈 
: 디자인을 좋아해서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어머니가 수필을 쓴다. 일단 글이 있어야 책이 나오게 되니 어머니의 수필집을 내 나름대로 해석해서 만들고 싶었다.

김태연 
: 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고 하기 보다는 콘텐츠 만지고 가공하는 쪽이 커 보인다. 

김지훈 
: 맞다. 

김태연 
: 굉장히 중요한 역할 맡고 있다. 

박건도 
: 간만 보러 왔다가 국통에 빠진 격이다. 

김태연 
: 이야기 처음에 건도가 언급했던 지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강지희 
: 예전부터 이런 시도를 계속했다. 나는 국문학과여서 주변에는 글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학생 혹은 취업준비생이라는 이유로 블로그로도 시도 했으나 중단되었다. 건도가 틈틈이 이야기 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열의 있고, 능력 있는 친구들 모을 수 있다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

김태연 
: 먹고사는 일을 위한 글과 쓰고 싶은 글이 다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지희 
: 일로 쓰는 글은 맘대로 쓸 수 없다. 그리고 필요나 흥미에 의해 달라진다. 사심이 담긴 글보다는 사실에 집중한 글이라 제약도 있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 와중에 하고 싶었던 것은 내가 사심을 담은 글이 분출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사심을 담아서 무언가를 만들고, 남들이 내 글을 읽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것보다 한번 제대로 써보고 싶었다. 

김태연 
: 시노리작에서 하고 싶은 것은?

강지희 
: 제주에 있는 청년들의 일상이다. 처음에 생각한 것은 일기다. 가장 사적인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일기장에도 나 자신이 솔직하지 못한 것을 느끼게 되었다. 솔직한 느낌을 담고 싶다. 현재는 익명으로  3명 정도로 부터 이야기 5개 정도 모은 상태다. 많이 우울하기도 하고 많이 그렇긴 한데, 그것도 우리의 일상이고 생각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나타내고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태연 
: 기대가 된다. 건희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나?

김건희 
: 건도로부터 먼저 연락이 온 경우는 아니고, 내가 먼저 했다. 고등학교 때 소설가가 꿈이었다. 그 때 쓴 소설을 문예에 내기도 했다. 직업을 가지고 나서 써둔 것이 아깝다고 느껴서 먼저 연락했다. 많은 분들의 글이 있을 것이라 예상해서 묻어가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페이지 차지하게 돼서 책임감을 느낀다.  

김태연 
: 진행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이 된다. 

박건도 
: 80% 되고, 나머지는 디자인 맡은 지훈에게 달려있다.

김태연 
: 스포일을 한다면? 

신현정 
: 청년, 공유, 일상, 실험, 놀이다. 청년은 잡지를 만든 주체라서 뽑았다. 평범한 일상을 공유할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청년들의 실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놀이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잡지를 구상했다. 여기 까지만 스포일을 하겠다. 

김태연 
: 이 답변은 이 잡지를 왜 만드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잡지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만 모인 이유가 있는가? 다양한 연령대와 같이 만들 수도 있지 않나? 

박건도 
: 그 부분에 대해 비판 지점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제주청년협동조합, 제주청년네트워크 등에서 활동했다. 동년배들이 걷고 있는 그 세대를 통과하는 문제들이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청년 키워드의 잡지 만들고 싶었다. 왜 일상이냐 했을 때. 청년 문제 다룰 때는 개개인보다는 그룹으로 묶어서 수치들로 이야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실업률, 자살률, 취업률 등 수치로 되어 있다. 개개인의 다른 생각과 느낌들을 보여주는 매체는 별로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청년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청년그룹을 쪼개서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현정 
: 수치로 대변되는 청년세대다. 청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도 숫자와 떨어질 수 없다. 하지만 청년으로 정의되는 19세에서 34세 사이에는 주부나 어머니, 아버지 등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청년이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담으려고 한다. 

김태연 
: 앞서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누군가에 읽혀지는 것보다 주체가 돼서 말하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독자층을 어떻게 상정했는가? 주요 타깃은 어떻게 되는가?

강지희 
: 모든 연령층이 읽어주면 좋다. 어른 세대도 좋겠지만, 우리가 이야기를 하고 서로 공유하는데 있어 청년들이 1순위이긴 하다.  

김건희 
: 참가하면서 생긴 마음이 있다. 지금은 생산직에서 일하는 중이다. 저와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청년이냐고 물어봤을 때 질문에 대해서 의아해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꿈이 있고 발전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청년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 나올 책을 보면서도 느꼈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를 다루고 있는데, 저도 스포일러긴 하지만 청년 주부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한 가지 더 이야기 싶은 부분이 있다. 회의 때 좋은 이야기가 나왔다. 20대 대학생들 하면  도전 정신을 많이 생각한다. 우리가 다 같이 공감할 수 있었던 건, 도전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모든 청년이 응원 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 스스로가 도전한 청년만 응원하는 건 아니라서 의미가 좋다고 느꼈다. 

김지훈 
: 같은 청년이라도 멋있게 보이거나 좋은 사람이 있다. 사실 별다른 것은 없고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막상 들여다보면 비슷하게 살고 있다는 점을 알게면서 위안 받게 된다. 그래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김태연
: 구성도 말해주면 좋겠다. 돈을 받고 파는지 혹은 제작하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궁금하다. 

박건도
: 우선은 잡지가 시작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NXC와 네오플에서 지원하는 네오제주에 공모해서 상당히 큰 금액을 지원 받게 되었다. 그래서 인쇄비와 기획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다른 후원을 통해 비용을 마련했다. 분량의 경우 처음에 70페이지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계속 하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많은 품과 시간이 드는 일일 뿐만 아니라 한 페이지 당 지훈의 디자인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일러스트를 그러면은 50-60정도로 가보자라고 이야기 되었다. 물론 판매도하자고 이야기했다. 이를 위해 알아보다 보니 여러 가지 절차가 있었다. 출판 사업자를 등록하는 등 익숙하지 않은 기획이지만, 그 과정들을 하나씩 단계별로 해보고 있다. 그 과정들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태연
: 내밀한 누군가의 기록이 될 것 같다.

신현정
: 이어서 이야기 하자면 '시노리작'이라는 말은 놀이시작이라는 뜻이다. 우리의 놀이이고, 우리의 과정 안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즐거운지가 핵심가치다. 그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 저의 코너도 있다. 아까 건도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쓰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싫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문제 부딪혔을 때 회의하면서 힘들다 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래서 진솔한 이야기 통해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너 진짜 사심이 뭐냐? 왜 해?" 등등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들어다 보려고 했다. 우울한 일상도 나의 생각이기 때문에 우울한 일상도 담았다. 힘든 것도 싸운 것도 담으면서 진행하고 있다. 저희의 핵심가치가 사심이 되었다.

김태연 
: 객관적인 기록이 아니라 사적인 이야기를 일기장 밖으로 꺼내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이 활동을 통해 밥도 먹고 집세도 내야지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각자 본업이 있는데 겸업을 한다는 측면에서 고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오늘 만나보니 그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한 것 같아 이제 잡지가 나올 일만 남아 보인다. 주기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가?

강지희 
: 일단 계간지로 생각하고 있다.

신현정 
: 자기 일상을 담고 싶어 하면 주간지 일간지 등등으로 생각은 해두고 있다. 창대한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하고 있는 중이다. 

박건도 
: 우리의 잡지는 도전과 분리 되어야 한다. 도전은 많은 것들을 걸어 놓고 엄청난 결과가 이어져야 한다. 많은 희생이 없어도 실험해보자 해서 시작했다. 사실 3주에 1번 정도로 회의도 별로 하지 않는다. 물론 온라인으로는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실험에 대해 가이드도 없는 상태다. 

김태연 
: 온라인의 경우 돈이나 다른 측면에서 조금 더 가볍게 시작할 수 도 있을 텐데, 왜 인쇄 매체를 선택했는가?

강지희 
: 이것은 그냥 내 생각이고 사심이다. 원래 에디터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잡지는 손으로 만지는 매력 있다. 이런 부분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대학생부터 있었다. 실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이런 것들이 남는다는 점이 좋았다. 온라인은 축적과 만들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금방 기억에서 사라진다. 빨리 변한다는 것이 무섭게 느껴지면서 오래 볼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김태연 
: 온라인 매체는 접근은 쉽지만 휘발성이 크다. 그런 점들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박건도 
: 지금의 사회가 빠르게 돌아가고 휘발됨으로 인해 청년들의 삶이 지쳐가지 않나 싶다. 그래서 느림의 미학, 머묾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차근차근 들여다 볼 수 있는 . 찾아가지 않으면 보기 힘들다. 비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신현정 
: 휴먼즈 오브 제주를 온라인에서 연재한다. 거기서 추구하는 가치는 자신의 일상이 기록 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 가치가 온라인 넘어서 남겨진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태연 
: 손님들의 질문 받으면 좋겠다. 화빈은 궁금한 점이 없나? 

정화빈 
: 항상 궁금한 것은 언제 나오는지 부분이다.

김지훈 
: 자리를 잘못 잡은 것 같다 이제 곧 나올 예정이다.

정화빈 
: 얼마 전에 매거진 만드는 씨위드(SEEWEED)랑 성북신나의 이야기를 들었다. 콘텐츠를 만들고 작은 성취로 다시 다음 걸 진행하고 있다. 진솔하게 이야기 하면서 재밌게 하는 모습들이 부럽다. 언제 나오는가?
 
박건도 
: 3주안에 나와야 된다.

김지훈 
: 이만 퇴근하겠다. (웃음)

박건도 
: 지원받은 프로젝트라서 마감이 있다. 8월부터 시작해서 이제 12월까지 마감해야 한다. 12월 세 번째 주에 결과 발표해야 한다. 

신현정 
: 마감이 있는 게 좋다. 실험하는 것이라는 핑계로 미룰 수 있지만 덕분에 균형을 맞추게 된다.  

김태연 
: 의무감과 호기심 사이에서 줄타기하게 되는 것 같다.

문서현 : 건희가 쓰는 소설이 궁금하다. 

김건희 
: 단편 소설 정도의 분량으로 1편이 나왔다. 정신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무겁고 심오한 척하는 고등학교 감성의 소설이다. 고2때 신춘문예 장편 부분에 넣었다가 플랫폼이 안 맞아서 탈락했다. 단편 문예가 없었다. 공부를 하기 전에 내보고 싶어서 그냥 넣어봤다. 친구들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을 통해 이제 알게 될 것 같다. 아까 잡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온라인 잡지는 세련되었다. 종이 잡지의 투박함이 나는 너무 좋다. 아직 모자라고 세련되지 않았지만 나름의 클래식한 매력이 있다.

신현정 
: 사라질 수는 있지만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인터넷 들어가면 포털에 뉴스들은 무미건조하게 현상을 담아내고 사라진다. 그런 것들 말고 사라질 수도 있는 걸 글과 그림 사진을 통해 담아내고 싶다. 여기 없는 승민이라는 친구는 함께하는 청년 화가들의 작품을 지면으로 소개하는 코너를 준비했다.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이라고 사라질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남긴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김태연 
: 지훈의 작업을 위해 슬슬 마무리 할 때가 왔다. 원활한 작업과 마감 기한 준수를 위해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씩 한다면? 

박건도 
: 부모님은 잡지 만드는 걸 전혀 모르고 있다. 한 가지 하고 싶은 말은 청년 잡지 기획한 것은 기성사회에 대한 반항에서 비롯되었다. 왜냐하면 저희 느낌들은 가려지고 감춰두길 강요당했다. 배고프다고 하면 헝그리 정신 부족이라고 한다. “젊은 애가 왜 춥냐” 등등 그런 강요가 청년들에게 있어 가장 힘든 부분이다. 그 감정들을 숨김없이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운동될 수 있다. 청년들을 위한 그리고 청년들에 의한 잡지다.

신현정 
: 재밌는 놀이를 시작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된 네오제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다들 지치지 않고 사심 넘치게, 욕망 넘치게 작업 되었으면 한다. 올해 말을 기대해도 좋다.

김지훈 
: 얼마 안 남았다. 기대해도 좋다.

강지희 
: 장난 반 진담 반으로 재미없으면 때려 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간순간이 너무 재밌다.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거운 잡지가 될 것이다.   

김건희
: 잡지 많이 봐 달라. 오늘 하루도 청년 여러분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문서현 
: 실물이 매우 기대된다. 잘 읽어보겠다. 

정희빈 
: 사실 우리가 뭔가를 만들 때 돈이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없어서 기업이나 정부에서 대주는 게 안타깝다. 우리가 우리들이 하고 싶은걸 한다고 하면, 서로가 도와주고 소비해주면서도 만들 수 있는 시장구조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오면  구입하다.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부럽다. 

김태연 
: 여러분들의 시노리작을 응원한다. 나 또한 음지와 양지에서 힘이 되겠다.  

* 기록 = 이미숙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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