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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 해군의 미시시피함(SSN-782)이 제주해군기지를 떠나면서 오폐수를 남기고 가자 강정주민들이 방사능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출처-강정마을회 페이스북>
미시시피함, 닷새 머문 뒤 27일 제주해군기지 출항...강정대책위, 오폐수 방사능 유출 우려 

제주해군기지에 정박중인 핵잠수함에서 나온 오폐수 문제로 해군과 강정마을 주민들이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해군의 미시시피함(SSN-782)은 지난 22일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해 닷새간 머문 뒤 27일 제주를 빠져나갔다. 

미시시피함은 배수량 7800t, 길이 115m, 폭 10.3m에 승조원 150여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 등을 갖추고 90일간 물 속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2016년 2월 준공 후 미국 이지스구축함 스테뎀함(USS Stethem)을 시작으로 모두 8척이 입항했다. 기지 준공 이후 핵 잠수함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입항한 캐나다 해군 위니펙함과 오타와함의 경우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후 5t 규모의 쓰레기와 폐유 등을 제주에 남긴 채 떠난 바 있다.

▲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 해군의 미시시피함(SSN-782)이 제주해군기지를 떠나면서 오폐수를 남기고 가자 강정주민들이 방사능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출처-강정마을회 페이스북>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모습을 목격하고 이번 핵잠수함도 감시해 왔다. 이 과정에서 27일 오전 폐기물차량이 해군기지 정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장면을 포착했다.

대책위는 방사능과의 연관성을 우려해 서귀포시 생활환경과에 적재물 확인을 요청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운전자는 방진복을 입은채 관련 서류는 구비하지 않고 있었다.

주민들이 이에 항의하며 차량을 막아섰다. 대책위가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폐수의 시료를 달라고 요구했으나 업체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차량은 현재까지 방치돼 있다.

대책위는 “오폐수 차량이 핵잠수함 출항 후 나왔고 운전자들이 방진복을 입고 있던 점을 고려할 때 폐수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서귀포시는 방사능 성분 함량 조사 요구에 자신들의 업무범위가 아니라며 해경에 의뢰하라고 했다”며 “해경마저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해군기지전대 관계자는 30일 “탱크로리는 핵잠수함 내 오수와 빌지(bilge)를 수거한 차량”이라며 “방사능 물질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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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제주해군기지에 미군 버지니아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인 미시시피함(SSN-782)이
입항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준공 이후 핵 잠수함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해군기지 제공>
빌지는 배 바닥에 괸 물이나 기름의 혼합물을 말한다. 선박은 기름이 배 바닥으로 유입하는 것을 방지하고 선박 내에 있어서 빌지를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대책위는 이에 “미해군은 이미 2008년 일본의 사세보항에서 핵잠수함 휴스턴호로부터 방사능을 유출한 적이 있었다”며 “핵은 보이지 않고 냄새도 없어 은폐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귀포시를 향해서는 “핵잠수함 입출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뿐 아니라 혹시 모를 방사능 물질 배출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없다”고 질타했다.

대책위는 “지금부터라도 도민의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평화의 섬 이라는 제주의 미래 비전을 위해 제주도가 제도 마련과 관련부서 정비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업체는 해양환경관리법상 업등록이 이뤄진 업체로 수거물을 육지로 가져갈 예정이었다”며 “오폐수 처리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방사능 우려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우려가 많아 차량에서 오폐수를 수거한 뒤 오늘(30일) 제주대학교 원자력과학기술연구소에 성분검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전문] 핵잠수함이 배출한 폐수에 대한 안전성 검증도 도민의 몫인가!
제주도정은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서라!


11월22일 미 핵잠수함 미시시피(SSN-782)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해 11월 27일 제주를 떠났다.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제주에 입항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함정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실제 많은 인명을 살상한 전략 무기로서 그 호전성으로 인해 주변국에서 문제를 삼을 경우 군사적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어 강정마을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성명과 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강력하게 핵잠수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규탄했다.

제주해군기지 준공이후 그동안 총 10회 미국, 캐나다, 호주의 군함들이 입항했고 온갖 쓰레기와 오폐수를 버려왔다. 그래서 마을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핵잠수함이 나가던 11월 27일 오전, 평소 볼 수 없었던 탱크로리 폐기물차량이 해군기지 정문을 통해 나왔다. 평소와는 다르게 오폐수 차량 운전자는 하얀 방진복 차림이었다. 이를 목격한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은 내용물의 성격과 성분이 무엇인지 운전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핵잠수함에서 나온 오폐수 차량이었기에, 방사능과의 연관성을 우려한 마을 주민들은 서귀포시청 생활환경과에 신고하여 적재물이 무엇인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탱크로리 차량은 울산시 소재 ‘신화특수’라는 폐기물처리업체 소속이었으나 적재물에 관한 서류를 구비하지 않은 상태였고, 시청 공무원이 서류 열람을 요구하자 기지 안으로 들어가 약 2시간 30여분이 지난 후에야 서류를 가지고 나와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서귀포 시청 공무원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서류에는 폐기물의 성분이나 어떤 배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이 불가능했고 단지 ‘폐수’라고만 적시되어 있었다고 했다. 

오폐수 차량이 핵잠수함 출항 후 나온 점, 운전자들이 방진복을 입고 있던 점을 고려할 때, ‘폐수’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4시간여에 이르는 대화 끝에, 적재물에 대한 시료분석을 실시하기로 하고 탱크로리 적재물 8리터를 채취했다. 그러나 이 시료는 지정폐기물 여부만 알 수 있는 화학성분검사만 받는다고 하여, 추가로 방사능 성분 함량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였으나 생활환경과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업무범위가 아니라며 해경에 의뢰하라고 하여 주민들은 해경을 불러 의뢰 하였으나 이해경 역시 자신들의 업무범위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주민들은 자체적으로라도 성분조사를 하기 위해 폐수의 시료를 마을회에도 달라고 하였으나, 업체직원들은 마을회에는 주지 않겠다며 탱크로리 차량을 놔둔 채 현장을 떠났다.

안전성을 증명한 어떠한 증빙자료도 갖고 있지 않던 ‘폐수’를 적재한 태으로리 차량은 사흘째 폐수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채 방치 되어 있는 상태이다.

미 해군은 이미 2008년 일본의 사세보항에서 핵잠수함 휴스턴호로부터 방사능을 유출한 적이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방사능이 유출되는 상태에서 사세보, 요코스카, 오키나와를 기항했다는 것이다. 핵은 보이지도 냄새가 나지도 않은 물질이기에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상 사고가 난다고 해도 얼마든지 은폐 할 수 있다는 것을 위의 사건은 증명한다.

제주 해군기지가 이러한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 행정인 서귀포시는 물론 제주도 역시 핵추진 함정의 입출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폐수 뿐 아니라 혹시 모를 방사능 물질 배출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넘어 분노를 느낀다. 

일본 고베시의 경우 조례 등을 통해, 입항하는 모든 외국의 함선은 핵물질을 탑재하고 있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비핵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하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지금부터라도 도민의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평화의 섬 이라는 제주의 미래 비전을 위해 제주도가 제도 마련과 관련부서 정비에 시급히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7년 11월 30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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