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상위 해산, 제주도-영화인 입장 '평행선'
제주영상위 해산, 제주도-영화인 입장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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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반대 범영화인 대책위원회’는 11일 하워드존슨 제주호텔에서 제주영상위원회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영상위 해산 반대 대책위 설명회 개최, "성과 위주 콘텐츠진흥원...영화 지원 축소 불보듯"

제주영상위원회(영상위) 해산을 반대하는 제주지역 영화인들이 주관한 설명회가 열렸다. 한국영상위원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하고 제주도청 국장까지 참석해 마주앉았지만, 영상위 해산이 필수불가결이라는 제주도와 영상위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콘텐츠진흥원에 대해서는 타 지역 사례까지 들면서 "성과 위주 운영, 직원 전문성 약화 등의 문제로 지역 영화에 대한 지원 기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반대 범영화인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1일 하워드존슨 제주호텔에서 제주영상위원회(영상위)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자리는 ‘영상위 해산 반대’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자리다. 

대책위는 지난 11월 27일 제주도가 주관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콘텐츠진흥원) 관련 영상·영화인 간담회를 ‘콘텐츠진흥원 설립을 뒷받침하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이번에 독자적인 행사를 마련했다.

설명회는 도내·외 영화계 인사들의 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발표에서는 영상위가 왜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하는지, 영상위가 흡수될 콘텐츠진흥원은 무엇이 문제인지 논의했다.

변성진 제주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출판, 음반,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등 백화점 식으로 문화산업 전반을 다루는 콘텐츠진흥원에서 영상위원회를 일개 부서로 전락시킨다면 열악한 지역 영화 생태계는 위축되고 관심 밖의 분야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애초 콘텐츠진흥원 설립을 위한 용역 단계에서 지역 영화인 의견은 반영 되지 않았다”며 “매출과 성과 위주의 단기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문화콘텐츠산업 특성상, 앞으로 영상위는 작은 영화나 문화적 투자에 대한 지원을 해마다 축소하거나 기업의 경쟁구도로 밀어 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석필 한국영상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출범한 콘텐츠진흥원은 영상,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을 모아놓은 기관이다. 한데 모으면 시너지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몇 년이 흐른 지금에서 볼 때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콘텐츠진흥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기구가 커질수록 관료화되는 경향이 강해졌고, 현장과의 소통은 더욱 줄어들었다”고 꼬집었다.

안영진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콘텐츠진흥원의 문제는 운영 방향이 갈수록 성과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라며 “통합 운영은 도리어 직원 전문성을 약화시켰다. 결국 최근 들어 장르별 전문성을 살리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서울에서는 진흥원 조직을 다섯 가지 분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 토론에서는 콘텐츠진흥원 설립을 추진하는 제주도의 일방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영상위 존속이 필요하다는 참석자들 발언이 이어졌다. 그러나 제주도 역시 세간의 우려를 충분히 받아들여 콘텐츠진흥원을 운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홍두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제주 콘텐츠진흥원이 관료화를 걱정할 만큼) 조직이 커지려면 20년은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발표자들이 제기한 의견은 모두 공감한다. 그러나 원희룡 도정은 콘텐츠진흥원을 수익이나 효율성이 아닌 예술인이 활약하는 판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콘텐츠진흥원장도 영상·콘텐츠 전문가로 공개 모집할 것”이라며 “영상위는 해산이 아닌 흡수 발전·확대로 이해해주고 (제주도정의)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콘텐츠진흥원 설립 의지를 강조했다.

'영상위를 제외하고 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할 수 있냐'는 질문에 "콘텐츠진흥원 설립 인원 22명 가운데 영상위 직원이 13명"이라며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영화인들은 "박근혜 정권에서도 창조경제를 진정성 있게 내세웠다. 중요한 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있냐 여부다", "공석이었던 영상위 부위원장을 선발하라고 제주도에 3년 동안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도가 콘텐츠진흥원 설립 과정을 민주적으로 올바르게 밟고 있는지 묻고 싶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영화 분야 이외 종사자들도 참석해 콘텐츠진흥원 설립의 조속한 추진을 당부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을 운영하는 모 참가자는 "콘텐츠진흥원 설립 때문에 ICT 같은 다른 분야 업체들은 정부 부처, 기관과의 채널이 모두 차단된 상태"라며 "콘텐츠진흥원을 최대한 빨리 설립하던지, 아니면 영상위를 제외한 나머지 기능만 먼저 하던지 진전이 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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