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홈플러스vs이마트 '가격전쟁'…1000원 소주 600원에 판매
시민·식당업주 소형할인매점 외면, 타 품목으로 덤핑 확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 홈플러스와 이마트라는 거대 공룡들의 싸움에 산남지역 중소상인들은 파탄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삼성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현재 '주류가격 전쟁'을 벌이고 있다. 10여일 전부터 시작된 가격 인하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실정.

한라산 소주 공장출고가격은 930원이고 순한소주는 960원이다. 공병가격과 도매상 마진을 포함하면 마진을 전혀 남기지 않은 가격이 1000원이다.

▲ 서귀포시에 들어선 거대공룡 할인매장인 삼성홈플러스와 이마트사 소주 가격할인 경쟁을 벌이며, 1000원짜리 소주를 600원에까지 팔기 시작, 중소형할인매장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하지만 이달 20일경부터 삼성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소주 가격경쟁을 시작했다. 홈플러스가 900원을 받으면 이마트가 890원으로 내리고, 다시 서로간에 10~20원을 내리는 정도 가격경쟁을 벌이더니 급기야 29일에는 소주 한병에 600원으로까지 떨어졌다. 

특히 이들 공룡 대형할인점은 '최저가격보상제'를 실시하며 이제는 시간대별로 할인가격 전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을 잡기 위해 소주에서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다.

대형할인점의 경우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주류'를 사면서 다른 품목까지 구입하게 된다.

게다가 대형할인점은 주류 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까지 가격 경쟁을 벌이며 중소상인의 숨통을 쥐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소 슈퍼마켓 등은 죽을 맛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형마트가 입점하면서 매상고가 절반 가까이 줄어 근근히 버티고 있는데 이처럼 터무니없는 가격 덤핑으로 아예 파리만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주류도매상도 장사가 안되기는 마찬가지. 음식점과 술집들이 도매상을 통하지 않고 바로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된 중소상인들은 행정관청이나 주류업계에 '공급중단'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슈퍼마켓조합 고영수 상무는 "삼성 홈플러스와 이마트의 가격 전쟁으로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라며 "어떻게 공장도가보다 더 낮게 판매할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고 상무는 "대기업들이 최소한의 '상도의' 마저 저버린 것"이라며 "한번 가격을 파괴해 버리면 되돌리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가격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고 상무는 "주류업계에 '공급중단'을 일단 요청했다"며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법적인 대응등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런 중소상인들의 요청에 대해 주류업계는 도움을 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라산 소주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의 경우에는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덤핑을 하는 경우에는 공급중단 등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도 지역업체를 도와주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 업계는 이들의 싸움에 피해를 입는 것은 중소업계로 최소한 상도의는 지켜야 한다며 가격경쟁을 강력 비난하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서로 가격경쟁 때문에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저희는 일단 최저가격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조사를 한후 경쟁점보다 비싸면 가격조정을 하고 있다"며 "경쟁점에서 맞대응을 하다보니 저가 상품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최저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가격은 점포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30일 삼성 홈플러스의 소주 가격은 순한소주 600원대, 일반소주 700원대이며, 이마트 서귀포점은 74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 신제주점의 경우 소주 판매가격은 1010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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