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담, 디자인으로 제주를 담다] (3) 제주 현무암 질감 살린 소품 내놓은 '도마리' 

제주인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주 밭담’은 국가중요농어업유산, 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최근 제주미래산업의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으며 다양한 사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제주연구원 제주밭담 6차산업화사업 기반구축사업단(단장 강승진)이 지난 9월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제주밭담을 활용한 기념품 디자인 공모전으로 제주 밭담과 관광기념품과의 접목을 시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참신성과 예술성으로 이번 디자인 공모전에서 선정된 8개 작품과 참여 작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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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마리가 제작한 제주 밭담 파우치.
패션과 회화, 조각 등의 장르로 활동하는 '도마리'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서 도마리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아트상품과 패션 의류 등을 디자인하고 제작, 판매한다.

올해 제주밭담축제 '머들장'에는 평소 디자인한 작업 중 제주의 돌담의 이미지와 질감을 사용한 파우치, 에코백, 벽시계 등을 선보였다. 

이승연 대표는 "제주의 현무암은 기공들로 이뤄진 특유의 표면 질감과 오랜 세월 돌담을 에워싼 주변 환경의 영향에서 비롯된 다채로운 색감이다. 이러한 특징을 어느만큼 구체화 시킬지, 단순화 시킬 것인가 하는 수위 조절의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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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 모델링 후에 캐스팅과 채색을 해서 완성한 벽시계(왼쪽)과 현무암의 기공을 살린 에코백.

도마리는 외지인과 관광객 그리고 제주 토착민들의 어우러져 지내는 양상이 뚜렷해진 제주도에서 제주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인식의 틀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도마리에게 제주 밭담은 ‘자연과 문화의 합작품’이다. 미적으로 기능적으로 현재에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우수성이 일반에 알려지면 좋겠다는 것이다. 미술 작품을 활용한 제주 밭담의 우수성을 알리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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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연 도마리 대표.

이승연 대표는 “변시지, 김택화 화백 등 대가들이 그린 제주 그림에 등장하는 수많은 돌담들을 콘크리트 담으로 대체한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밭담을 철조망이나 나무 펜스 시멘트벽으로 대체한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는 것도 대중에게 돌담의 기능적 우수성과 보존 가치를 역설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또한 관광객 유치와 대규모 개발에만 치우치는 정책에서 벗어나 1차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최신 기술과 밭담과 같은 오래된 가치를 융합하려는 지원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마리의 향후 계획을 묻자 제주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전시를 위한 개인 작업과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 김택화 미술관 건립을 위한 활동에 매진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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