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신년대담] ① "지지율 하락, 도민 기대 큰 데 부응 못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정치 가치이자 방향성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혁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취임 초 60%대 지지율에서 3년 반 만에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이유에 대해 원 지사는 "도민의 기대와 주문은 큰 데, 제주도정이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데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12월28일 오후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제주의소리> 등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회원사와 가진 신년대담에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입장을 피력했다.

먼저 원 지사는 취임 3년6개월 동안 성과에 대해 △난개발 방지 △SOC 등 기반시설 확충 △도민주도 경제 등을, 아쉬운 점에 대해 △인구와 관광객 증가로 인한 성장통 △그로 인한 갈등과 혼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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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와 신년대담을 갖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원 지사는 "제주도가 성장과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경제적으로 눈부신 면이 있지만 한편으론 난개발이나 부동산가격 폭등, 공항이나 쓰레기,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 포화 등 많은 문제로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성장의 기회는 살리고, 부작용은 해소하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경제성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민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난개발에 제동을 걸었고, 기반시설 확충, 도민주도 경제로 미래를 대비해 나가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쉬운 점은 그동안 도정에서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해 인구와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혼란스럽고, 불편하고, 이해관계나 입장이 얽히면서 갈등이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취임 초 60%대의 지지율에서 최근 40%대 초반으로 떨어진 이유에 대해 원 지사는 "당시 저를 지지하던 도민들은 큰 기대가 있었다. 과거와 단절하고,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것, 새로운 경제와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며 "과거의 낡은 비정상을 개혁하면서 이해관계의 충돌을 가져왔고, 난개발에 제동을 걸고, 과거 보조금 관행을 개혁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쌓였다"고 진단했다.

원 지사는 "다른 한편에선 중국자본에 의한 성장이나 환경파괴,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생활불편이 폭발했는데 이런 부분이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도민들의 실망과 피로감이 있었다"며 "도민들의 기대와 주문은 큰 데 제주도정이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민선 6기 도정의 원칙과 방향성에 대해 도민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실행과 성과에 더 분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대해 원 지사는 "보수를 혁신하겠다고 해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으로 왔다. 하지만 그동안 보수혁신이라는 것을 제대로 해 왔는 지 의문"며 "지금 방향과 다른 의견을 개진했는데 반영되지 못했다. 이런 식으로 통합한다면 동의할 수 있는 지 심각한 상황"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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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지사가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와 신년 대담을 갖고 있다. 
재선 도전 선언 시기에 대해 원 지사는 "때가 되면 표명할 것이다. 아직은 도정에 전념할 때"라며 "재선을 공식화하는 순간 도정이 하는 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뻔히 나올거면서 왜 안하느냐는 차원이 아니다. 후보가 되면 모든 신분·법적·도정과의 관계 부분에서 책임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최종 결정은 내부적으로 할 것이며, 적당한 때에 하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선택지에 대해 원 지사는 "새누리당에서도 그렇고, 바른정당에서도 그렇고, 건강한 보수로서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저의 근본적인 정치를 하는 이유이자 방향성"이라며 "(박근혜) 탄핵 당시 바른정당이 (보수혁신의) 축을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고, 현재까지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복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원 지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치게 되면 보수혁신이라는 저의 뜻과 방향에 대해 앞으로 더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점검하겠다"며 "당장 결론부터 내리는 것은 답을 미리 내놓고 맞춰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자유한국당 복당에 부정적인 원 지사가 '제3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 도의원들의 자유한국당 복당에 대해 원 지사는 "도의원들이 각자 상황과 소신이 있기 때문에 어떤 고민을 하고, 행동을 하든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며 "바른정당에 합류할 때 어쨌든 보수혁신에 뜻을 갖고 나왔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보수혁신에 노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현재 한국당 복당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복당 명분과 시기가 안맞아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며 "개별적이거나 집단적이거나 같은 정당 소속이니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을 나눠서 선택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와 대담이 진행된 28일 오후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 12명 중 7명은 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이미 원 지사와 대화와 고민을 나누지 않고 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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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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